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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픔도 쓰다듬으면 빛나는 꽃이 되느니

허홍구 시인의 세상읽기 20

[한국문화신문 = 허홍구 시인] 

동물의 왕국이라는 T.V 프로를 보면 사자나 호랑이가
자신의 아픈 상처를 혓바닥으로 쓰다듬으면서
그 상처를 스스로 아물게 하여 치유해가는 것을 볼 수 있다 

사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남의 상처나 자신의 아픈 상처를 그냥 내버려두지 않고

사랑으로, 용서하는 맘으로, 혹은 참회하는 맘으로 쓰다듬으면
상처는 서서히 치유 될 뿐만 아니라
아름다운 무늬의 사랑으로 꽃을 피우기도 한다
. 

세상에 부끄럽고 아픈 상처 없는 이가 어디에 있으랴!
서로의 상처를 보듬고 쓰다듬어 주다보면 그 아픈 사연을
서로 잘 이해하게 되고 상처가 아름다운 무늬로 빛날 것이다. 

아직도 광화문광장에서 아픔으로 몸부림치는 세월호 유족들과
마땅히 보살핌을 받아야 할 아픈 사연의 이웃들이 너무나 많다
서로가 서로의 아픈 상처를 쓰다듬으면서 함께 한다면
모난 것도 둥글게 다듬어지고 아픔도 아름다운 사랑의 꽃으로
다시 활짝 피어날 것이다.

   
▲ 세월호 희생자 단원고 부모가 내건 펼침막들


 

                                김 현 숙

 

     푸르다 하여 다 소나무가 아니다
     관솔이 있은 후에라야 진짜 소나무가 되는 것이다. 

     옹이로 박힌 관솔을 쓰다듬어 진한 솔향기로 산다.  

     사랑이 될 수도 있고 아픔이 될 수도 있고
     슬픔이 될 수도 있는 옹이를 쓰다듬고 쓰다듬어 
     한 편의 시를 만들고 몽돌처럼 둥글게 산다. 

     "물은 천리를 흘렀는데
     그대는 한 자리에 앉아
     천 날의 물결을 깎았는가?"

 

     김현숙 시인의 시 <몽돌>에 나오는 구절이다.  

     * 경북여고와 이화여대 영문과를 졸업했다
       학생을 가르치는 교사였고
       지금은 시()창작 강의를 하는 시인이다.

 

 

   
▲ 아직도 광화문광장에 있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 분향소

   
▲ 지금도 광화문 광장엔 노란 리본들이 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