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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소식

왜 알파바둑이 아니라 '알파고' 였는가!

[우리문화신문 = 이윤옥 기자] 지난 며칠간 인공지능의 바둑 프로그램인 ‘알파고’와 인간 최고의 바둑 고수인 이세돌 9단과의 격돌을 놓고 온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었다. 결국은 이세돌 9단이 4대 1로 졌지만 이에 대한 평가는 다채로운 것 같다. 애초부터 인간과는 게임이 안되는 대국이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또 한편으로는 인공지능의 컴퓨터에 대한 우려의 소리도 들렸다.

모두 나름대로의 주장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개인적으로는 이세돌 9단의 침착한 대국 모습이 인상으로 남는다. 특히 그가 한 말 가운데 ‘나는 최대한 바둑을 즐겼다’라는 말은 바둑의 철학이 깔린 말 같아 인상 깊게 들렸다. 기자는 바둑의 세계를 잘 모르지만 이번 세기의 바둑 잔치를 보면서 ‘무엇엔가 몰입하여 승패를 초월한 <도전>하는 모습'이 아름답게 느껴졌다.

그런데 왜 하필 구글에서 개발한 인공지능 바둑프로그램이 ‘알파고’였을까 궁금하다. <다음국어사전>에는 발 빠르게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풀이하고 있다.

“알파고: 구글 딥마인드(DeepMind)가 개발한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이다. 알파고(AlphaGo)의 고(Go)는 바둑을 뜻한다. 딥마인드는 구글이 2014년 인수한 인공지능 관련 기업으로 2010년 영국에서 설립되었으며 머신러닝 등의 기술을 사용해 학습 알고리즘을 만든다. ”

여기서 “고(Go)는 바둑을 뜻한다”라는 말을 모두 이해하고 있는 걸까? 영어로 고(Go)를 바둑이라고 하는 것은 일본말 고(碁, ご)에서 나온 말이다. 일본말에서 원래 바둑은 이고(囲碁, いご)라고 하는데 그냥 줄여서 고(碁, ご)라고도 한다.

따라서 구글에서 개발한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인 ‘알파고’란 말은 알파와 오메가에 쓰는 알파(alpha)에서 으뜸, 첫째라는 뜻에다가 바둑을 뜻하는 일본말 고(碁, ご)를 합성하여 알파고(AlphaGo)라는 말을 만든 것으로 본다.

 

   
▲ 인공지능의 바둑 프로그램인 ‘알파고’와 인간 최고의 바둑 고수인 이세돌 9단의 세기의 대결(그림 이무성 한국화가)

 바둑이라고 하면 중국이나 한국도 일본 못지않은 고수들이 있고 역사 또한 깊은데 일본의 고(碁, ご)가 채택 된 것은 일본 바둑계의 서양 진출에서 그 맥락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일본은 고(바둑)를 적극적으로 서양에 보급하였는데 1935년에는 이미 미국의 바둑협회가 결성될 정도였다. 에드워드 라스커가 1934년에 <An Elementary Book on Go >라는 바둑 책을 쓸 정도였으니 일본의 고(바둑)가 얼마나 이른 시기에 서양을 공략했는지 짐작이 간다.

일부는 우리의 바둑을 넣어 '알파바둑(Alphabadug)’이 되지 못한 것을 아쉽게 여기기도 한다. 그러나 서양인들이 이미 일본말 고(碁, ご)를 바둑으로 인식하고 있어 ‘알파바둑’으로 바뀌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다만, 이번 인공지능 ‘알파고’를 통해 한국의 ‘바둑 (Badug)'이 전세계적으로 알려지는 계기는 충분히 되었다고 본다.

인간 대 컴퓨터의 대국이 아니라 진정한 바둑의 세계를 이해하고 사랑하는 이세돌 9단과 같은 ‘바둑 (Badug)' 인들이 많아진다면 혹시 '알파바둑(Alphabadug)’ 과 같은 말도 생기지 말라는 법도 없을 것이다. 큰 도전을 마친 이세돌 9단에게 큰 응원의 손뼉을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