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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의와 염치

[허홍구 시인의 세상읽기 29]

[우리문화신문=허홍구 시인] 

산천은 푸른 깃발로 펄럭이며 희망의 봄날을 펼치고 있다
때마침 국회의원 선거가 다가오면서 지역마다 또 각 후보마다
자신이 가장 잘난 후보라며 큰소리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이 광경을 보고 듣고 있는 국민들은 과연 어떻게 생각할까?
정치인들이 국민의 신뢰를 잃은 지가 이미 오래되었지만
이제부터라도 제발 예의와 염치가 있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라며
국민의 존경과 박수를 받을 수 있기를 희망한다.

가능하면 정치인의 이름시는 쓰지 않으려 했으나 이미 적어놓은
고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의 깨끗한 신사의 모습을 떠올려본다

자신을 앞세우고자 국민의 뜻을 무시하고 외면했던 정치인들은
이제 스스로 부끄러워 할 줄 아는 그런 정치를 펼치기를 기대해본다

민주화운동의 상징 김근태 의원은 자신을 고문한 이근안을
스스로 용서하는 용기를 보여준 특별한 분이었다.
악마같이 보였을 그에게도 인간의 사랑이 있음을 믿고 싶어
희망을 포기치 않았던 그는 고문의 후유증으로 일찍 목숨을 잃었지만
꿈과 사랑을 가슴에 품고 우리 곁을 떠났다

푸르름의 깃발을 일으켜 세운 4월!
저마다 예의와 염치를 아는 사람으로 거듭 새로워지기를 희망한다.

 

   
▲ 그림 이무성 한국화가

 


                                             김근태*

 

       내가 만나본 많은 정치인 중에
       가장 진지하고 진솔했던 신사 정치인
       잊을 수 없는 민주화운동의 상징 인물
       사람들은 그를 민주주의자 김근태라 불렀다.

       자신을 고문했던 이근안을 용서해주면서까지
       인간에 대한 사랑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었다.
       고문후유증으로 큰 꿈과 사랑을 가슴에 품고
       경기도 남양주 마석공원 묘지에 잠들어 있다.

       묘역에는 더 이상의 다른 말을 덧붙이지 않아도 될
       <민주주의자 김근태 묘>라 새겨진 묘비가 옆을 지킨다.

       그가 떠나던 날 나는 전태일 동상 앞에서 울음을 삼켰다.

 

   
 

*1947.2.4-2011.12.30 전 국회의원. 보건복지부장관. 
 1987년 로버트케네디 인권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