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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님과 아우, 이창년과 송재범

[허홍구 시인의 세상읽기 31]

[우리문화신문=허홍구 시인]

               형님과 아우, 이창년과 송재범

 

있는 사람들은 어떤지 모르지만 세상 살기가 참 어렵고 힘들다. 

우리는 어렵고 힘들 때마다 저마다 믿는 종교에 의지하기도 하고
평소에 가르침을 받던 은사나 가까운 친구의 위로를 받는다.
아프고 슬픈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져보면 누가 뭐라 해도
형님 아우의 관계가 친구보다 더 위로가 되고 힘이 되어 준다. 

요즘은 옛날과 달라 가족 구성원이 단순화 되면서 8촌 6촌은 물론
4촌간마저도 잘 모르는 나 홀로의 가족구조가 되어버렸다.
이를테면 직계 4촌 형제뿐만 아니라 고종사촌 이종사촌 외사촌과 같은
관계를 잘 모르는 세상이 되어버렸고 한 자녀만 있는 가족이 늘어나면서
형님과 언니 그리고 동생의 관계도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니 말이다. 

나는 형님이라 부르고 아우라 부르는 호적에 없는 형제를 많이 가졌다.
잠자리에 들었는데 전화를 받아보니 홍구형 하고 울먹이는 재범이의 전화다.
또 술 한 잔 하고서는 그놈의 외로움 때문에 전화를 한 모양이다.
그냥 전화를 하고 받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되어주고 든든하다.
외롭고 피곤한 맘을 내가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그는 위로가 되고 행복하다.
이 밤중에 날 찾았으니 아마도 하소연 하고픈 아픈 사연이 있는 모양이다. 

노인이 되어보니 그립고 보고 싶은 건 친구들과 가까운 의형제들이다.
눈물 많은 이창년 형님과 형님보다 더 아픈 아우 송재범이도 보고 싶다.
낼은 형님 안부도 묻고 아우를 찾아 마주하고 막걸리 한잔을 해야겠다.

 

   
▲ 형님 안부도 묻고 아우를 찾아 막걸리 한잔을 해야겠다.(그림 이무성 한국화가)

 

 

 이창년*

 

          누구는 바람이라 하고
          누구는 눈물이라 합니다.
          욕쟁이 형님! 

          참았던 눈물 쏟아지게 만드는
          순수 99%의 바보 같은 사내 

          그의 전성기는
          주머니 두둑한 사나이였고
          술과 꽃향기에 취한 취객이었지만
          이젠 별 볼일 없는 늙은이입니다. 

          그래도 아직 현역 시인이고
         그를 보고 싶어 하는 사람
          참 많습니다. 

          *시인

 

 

송재범*

 

           한 마디로
           물건이다. 

          사랑하는 아우! 

          생각만 해도
          눈물 나게 좋다.

 
          *수필가. 의왕시문인협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