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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나들이

천진스러워 개구장이처럼 보이는 아라한 만나기

[화보] 강화 석모도 보문사 500아라한전

   
▲ 나한전의 중심에는 석가모니불과 좌우 보살이 자리하고 있다. 이는 부처님이 설법하는 것을 형상화 한 것

 

   
▲ 법최에 가득 모여있는 아라한들

 

   
▲ 오백 아라한전의 또 다른 모습.

 

   
▲ 오백 아라한전의 모습과 잠시 기도하는 신도의 모습

 

   
▲ 500 아라한전의 중심에서 기도하는 모습

 

   
▲ 정제된 형상화한 부처님과 보살의 모습과는 달리 아라한들의 다양한 표정속에 우리네와 같은 인간미를 느낄 수 있다.

 

   
▲ 아라한전 위에서 본 모습. 중심에는 탑과 부처님이 있다.

 

   
▲ 야외 오백 아라한전 모습

 

[우리문화신문=최우성 기자] 자유분방한 모습의 아라한들이 가득한 강화 석모도 보문사 야외 오백아라한전 모습은 언제 봐도 포근하다. 불교에서 아라한이란 수행의 깊이가 인간으로서는 가장 높은 단계에 들어선 사람으로, 다시는 윤회의 길에 나서지 않을 뿐 아니라 태어나지도 않는다는 뜻이다.


본래 초기불교에서 수행하여 도를 깨달아가는 단계를 4단계로 나누어 설명하는데 이를 사향사과(果)라고 하며  수다원 사다함 아나함 아라한의 단계가 있다고 말한다. 깨달음의 단계 중에 첫단계인 수다원의 득도단계는 이제 삼계의 유혹에서 벗어났으나 진리의 길에 들어섰다는 것이나, 윤회를 모두 끊지 못한 채  진리의 길에 들어선  단계로,  4단계의 득도 단계 중에서는 가장 낮은 단계다.


 다음 사다함의 경지에 도달한 수도자는 사향사과 중에는 두번째 단계로 한 번 더 윤회의 단계가 남은 1왕래과(一往來果)로 한번의 윤회를 거쳐야 사람이 살고 있는 욕계의 번뇌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단계를 말한다.


다음 단계는 아나함의 경지에 도달한 수행자인데 이는 사항사과 중에서 3번째 단계로 그 의미는 불환(不還)으로 다시는 욕계로는 돌아오는 윤회를 넘어선 단계이나, 천상 세계인 색계 무색계의 마지막 윤회 단계가 한 번 남은 성자를 뜻한다


그리고 마지막 단계가 아라한인데 이는 사람이 살고 있는 욕계는 물론 천상계인 색계 무색계까지 넘어선 성자의 단계에 이른 성자로 더이상 태어나지도 않는다는 뜻의 불생(不生)의 단계에 이른 수행 성자를 뜻한다. 그런데 여기서  아라한을 어원으로 한 번 분석하면 이는[ 아 + 라한]으로 아(=불 不)와  라한(=생 生)의 합성어로 다시는 태어나지 않는다는 뜻이다.


따라서 아라한을 줄여서 나한이라고 하게 되면 이는 깨달음의 경지에 이르러 다시는 태어나지도 않는 성자가 아니라, 계속 태어나고 또 태어난다는 뜻으로 쓰이게 되는 것임으로, 입으로 부르기 쉽다고 아라한을 줄여서 나한이라고 하면 그 의미조차도 완전히 변하게 된다. 따라서 조금 번거롭더라도 아라한을 나한이라고 부르는 것은 삼가야만 한다.


아무튼 이런 의미를 갖고 있는 아라한은 인간으로서 최고의 단계에 이른 성자를 뜻하며, 부처님 당시에는 부처님을 포함하여 아라한이라고 부른 사람들이 많았다고 한다. 부처님 당시 수행의 경지가 놓은 사람들을 아라한이라고 불렀는데 이는 10대 제자를 비롯하여 16아라한 18아라한 500아라한 1250아라한 등으로 표현하고 있다. 그만큼 진리의 경지에 이른 제자들이 많았다고 한다.


그런데 이들은 최고의 경지에 이르렀으나, 보통 사람의 모습과 똑같고 또 그 하는 짓들이 너무도 천진 난만하고 티가 없어 제멋대로 행동하는 듯 보이는 것이 개구장이처럼 보이기도 한다. 또 그렇게 표현해야 더욱 더 친근하게 보인다.


강화군 석모도 보문사는 한국에서는 가장 영험이 깊은 관세음보살의 신앙처이기도 하나, 이처럼 인간으로써 최고의 깨달음에 이르렀다는 아라한들을 조성 야외 법당을 이루었다. 다양한 모습의 아라한들과 중심에 부처님을 모신 야외 아라한전에 보문사를 찾는 이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왜 그런 모습들인지 그 의미를 되새기게 하고 있다.


천진스럽고 다양한 모습들에 웃음을 금하지 못하면서, 재미있는 가운데 부처님의 설법에 관심을 갖게하는 500아라한전에 잠시나마 그 천진스러움에 흠뻑 빠져본다.


   최우성 (건축사.문화재수리기술자. 한겨레건축사사무소 대표

   
 

  문화재수리기술자로 한국인의 삶을 담아온 전통건축의  소중한 가치를 찾아 기록하고 보존하는 일을 하고 있다. 현재 한국불교사진협회회원, 문화유산사진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