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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나들이

[화보] 부산 장산의 유서 깊은 마고당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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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신문=최우성 기자]


부산 장산(萇山)의 마고당(麻姑堂) 답사기

 

마고선녀 마고할망 마고할미 등으로 불리우는 마고는 예부터 전해오는 한국인의 창세신이다. 마고에 대한 우리의 기록으로는 신라때 박제상이 지은 부도지에 마고성과 함께 한민족의 창세신으로 나오고 있다. 부도지는 한민족의 고대사를 밝혀주는 아주 귀한 책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런 ‘마고’에 대한 전설 같은 이야기는 한민족이 살고 있는 많은 곳에 전해져 내려 왔다. 그런데 이러한 우리에 대한 신화와 역사들이 일제강점기를 지나면서 무속적이라며 미신취급을 받았고, 근세에는 과학적이 아니라는 이유로 많이 우리의 곁에서 대부분 사라졌다.

 

그런 상황에서 한민족이 살았던 곳곳에는 아직도 그 흔적들이 많이 있고, 한국인의 창조신으로 등장하는 ‘마고’는 ‘마고할미’ ‘마고할망’ ‘마고선녀’ 등으로 나오고 있으며, 제주에는 그 이름이 변하여 ‘설문대할망’으로 나오기도 한다. 또 지리산에는 노고단이 있는데 이 또한 본래는 ‘마고단’이 이름이 변하여 된 것이다. 마고할망은 거대한 몸집에 엄청난 힘이 있는 여신으로 사람을 창조한 어머니의 신으로 중국의 창조여신 ‘서왕모’와도 비교가 되는 한민족의 신이었다.

 

이런 옛 우리의 신화와 역사를 찾아서 답사하는 중 부산 장상에 있는 마고당(麻姑堂)을 찾게 되었다. 부산의 장산(萇山)은 백악기 말기에 화산이 폭발하여 생긴 산으로 그 높이는 634m에 이르는 큰 산이다. 장산이 생성된 것은 지질학적으로 6200만년전 ~ 7400만년 전의 일이라고 한다. 그 높이만으로 보면 서울과 과천에 걸쳐있는 관악산(629m)보다도 더 높은 산이지만 관악산처럼 험준한 바위들은 보이지 않으나, 화산폭발로 생겨난 너덜바위들이 계곡에 가득한 곳이 있어 무척이나 특이하였다. 장산 안내에 따르면 옛적에는 장산국이라는 작은 나라도 있었다고 한다.

 

그런 계곡의 너덜바위가 있는 곳에 자그마한 ‘마고당’ 당집이 있었다. ‘마고당’은 더덜바위들이 많이 있는 곳 중에서 기가 모이는 큰 너력바위를 택하여 아담하게 제단을 마련하고 주변에는 크고 작은 너덜바위들을 모아서 담장을 쳤다. 그리고 그 가운데에는 한 칸 짜리 돌방을 짓고 기와로 지붕을 얹은 작은 집이나, 그런 유서 깊은 사연은 차츰 잊혀지고 지금은 장산 근처에 사는 이들이 찾아와 마고당 바로 아래에 있는 석간수에서 뜬 정안수를 바치며 촛불을 켜며 기도를 드리고 있다.

 

본래 하늘과 땅을 섬기는 민족으로 천손족을 자처하던 우리의 것이었는데 이제는 그 우리 것을 찾는 사람들만이 간간히 찾는 곳이 되고 말았다. 지금은 마고당을 찾는이가 많지 않으니 장산을 등산삼아 찾는 이들은 거의 알지도 못하고 지나치는 곳이 되었다. 하늘에는 천신이 있고, 땅에는 지신이 있어 우리 인간이 존재한다는 것은 인간이 다른 동물과 다른 정신을 가지고 있다고 믿는 모든 종교의 공통된 신화이고 문화이고 역사였다. 이는 사람이 그냥 생물학적인 존재가 아니고 하늘과 땅의 기운을 받은 신성한 존재라는 것을 스스로 깨닫고 난 뒤에 자신의 존귀함을 표현한 것이기도 하다.

 

비록 작고 초라해 보이지만 태고의 신비를 간직하고 있는 부산 장산의 마고당을 답사하며 한민족의 역사를 다시 한 번 되새겨 보았다.


 

기자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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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성 기자

최우성 (건축사.문화재수리기술자. 한겨레건축사사무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