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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오늘은 칠석, 정화수 떠놓고 식구들의 안녕을 빈다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3349]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밤한울 구만리엔 은하수가 흘은다오 / 구비치는 강가에는 남녀 두 별 있엇다오 / 사랑에 타는 두 별 밤과 낯을 몰으것다 / 한울이 성이 나서 별하나를 쪼치시다 / 물건너 한편바다 떠러저 사는 두 별 / 秋夜長 밤이길다 견듸기 어려워라 / 칠석날 하로만을 청드러 만나보니 / 원수의 닭의소리 지새는날 재촉하네

 

위는 삼천리잡지 193411월호에 실린 월탄 박종화의 <견우직녀> 시입니다. 오늘은 칠월칠석인데 흔히 칠석이면 내리던 비는 오지 않고 무더위만 기승을 부립니다. 흔히 칠석 전날에 비가 내리면 견우와 직녀가 타고 갈 수레를 씻는 '세거우(洗車雨)'라고 하고, 칠석 당일에 내리면 만나서 기뻐 흘린 눈물의 비라고 하며, 다음 날 새벽에 내리면 헤어짐의 슬픔 때문에 '쇄루우(灑淚雨)'가 내린다고 합니다. 또 칠석에는 까마귀와 까치가 오작교를 만들려고 하늘로 올라갔기 때문에 한 마리도 보이지 않는다고 하지요.




장마가 끝나고 입추와 말복 무렵이 되면 날씨가 좋아 햇볕이 내리쬐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벼가 자라는 것이 눈에 보일 정도로 빠르다고 합니다. 그래서 “말복 나락 크는 소리에 개가 짖는다.”라고 하여 귀가 밝은 개는 벼가 자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을 정도라는 속담도 있습니다. 이 속담은 벼가 쑥쑥 자라기를 바라는 농사꾼들의 마음과 닿아 있지요.

한편 ‘복날에 비가 오면 청산(靑山) 보은(報恩)의 큰애기가 운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것은 충청북도 청산과 보은이 우리나라에서는 대추가 많이 생산되는 지방인 데서 유래한 속설입니다. 대추나무는 복날마다 꽃이 핀다고 하는데, 복날에는 날씨가 맑아야 대추열매가 잘 열리지요. 그런데 이날 비가 오면 대추열매가 열리기 어렵고, 결국 대추농사는 흉년이 들게 됩니다. 따라서 대추농사를 많이 하는 이곳의 사정과 맞닿아 있는 말이지요.날마다 폭염이 내리쬐는 요즘이지만 이제 더위도 말복을 고비로 서서히 꼬리를 내릴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