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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관광부, 한글날이 별 거 아닌가?

한글날에 열리는 한글과 관련 없는 축제들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편집국장]  오늘은 제570돌 한글날이다. 대한민국이 작은 나라이면서 선진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데는 한글이 가장 큰 이바지를 했다고 사람들은 침이 마르게 추켜세운다. 우리 겨레 모두가 말은 그렇게 할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한글날 행사를 이렇게 온 국민이 축하하는 잔치로 성대하게 치르는가?

 

그런데 한글날 행사를 치르는 108~9일에 한글과 관련 없는 온갖 축제가 온 나라에서 펼쳐진다. 그 가운데 가장 눈살을 찌푸리는 것은 한글날 행사의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화부)가 문화재청과 함께 또 다른 큰 행사인 '2016 아리랑대축제'108~9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여는 것이다. 꼭 이때 해야만 하나? 주무부서의 한글날 의미를 깎아먹는 행위는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그런 까닭을 문화부의 조직에서 우리는 짐작해볼 수 있다. 문화부의 조직도를 보면 한글우리말 관련 업무를 하는 부서는 실국이 아닌 국어정책과란 일개 과에 불과하다. 전체 40 개가 넘는 과 가운데 하나란 말이다. 어떤 이는 국립국어원이 별도로 있지 않느냐고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국립국어원도 원장이 차관급도 아닌 그저 1급 직위에 불과하다. 이 직제만 두고 보더라도 대한민국 정부에서의 우리말은 찬밥신세일지도 모른다.

 

그러니 한글날 축제가 우리나라 으뜸 축제가 아니라 그저 이러저러한 축제 가운데 하나일 수밖에 없음이리라. 참으로 안타깝고 답답한 일이다.


중앙정부가 이러니 지방자치단체도 한글날을 소홀히 대할 수밖에 없다. 108~9일에 열리는 축제들을 보면 우선 대규모로 치러지는 정조대왕 능행차 공동재현(수원시-서울시-경기도-안양시-의왕시 공동 행사)과 함께 서울 여의도에서 열리는 세계불꽃축제를 비롯하여, ‘세계거리춤축제’, 대한민국막걸리축제, 고양호수예술축제, 대학로문화축제, 관동별곡 송강 고성 걷기축제, 책읽는 종로 도서관축제, 마포 염리동 소금축제 등 손에 꼽기도 어려울 정도다.


 


과연 이렇게 우리가 한글날을 소홀히 대해도 되는 건가? 하기야 우리나라에서 가장 존경받는 위대한 인물 세종의 탄생지도 기념관 하나 없이 그저 조그만 돌비석 하나가 전부이니 말해서 무엇 하랴? 이런 글을 쓰는 일도 어쩌면 쓸 데 없는 일일지도 모른다.

 

그래도 나는 외치련다. 정말 우리가 한글의 위대함을 세종대왕의 고마움을 진정 알고 있다면 제발 한글날만이라도 잔치다운 잔치를 해달라고 말이다. 그러면서 나는 온 나라가 곳곳에서 한글날만은 오로지 한글잔치만 하는 그런 날이 오기를 간절히 소망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