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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나들이

[화보] 분단의 현장 임진각과 남한의 최북단 안보관광 소회


















[우리문화신문=최우성 기자] 깊어가는 가을, 갑자기 닥찬 한파와 대통령을 둘러싼 국정의 어수선한 국내정치상황 속에서 언젠가는 반드시 이루어야할 민족의 통일염원을 안고 파주 임진강가 안보관광지인 임진각과 비무장지대 땅굴을 둘러보았다. 임진각은 경기도 파주 임진강 바로 앞에 자리 잡아 남한에서는 최북단이지만  북한지역으로 간다면, 임진각은 북녘으로 가는 최남단 길목이 된다.


얼마 전 미국으로 이민간 친지가 30년 만에 조국을 찾아왔다.  한국의 발전상만을 보기보다는 해외에 있다보니 오히려 한민족 통일의 염원과 분단의 현실을 한국내에서보다 더 뼈저리게 느낀다기에, 기자는 그 현장을 찾아 이번에 자유로를 달려 임진각으로 가보자고 제안했다. 오랫만에 친지와 함께 가본 임진각에는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었다. 30년 전에는 젊음을 불살라 이국땅에서 한참 열심히 일하여 이제 겨우 자리를 잡았다지만 세월의 흐름에는 예외가 없어서 이제는 노인이 되어 돌아온 것이다.


임진각은 명절이면 북녘에 고향을 둔 실향민과 그의 자손들이 뻥뜷린 자유로를 가득 메우고 찾는 곳으로 자유로 왕복 10차선이 좁을 지경이 된다. 기자가 찾은 날은 명절연휴는 아니었기에 그리 붐비지는 않았지만, 북녘을 그리는 사람들과 외국에 살고 있다가 조국을 찾은 사람들, 그리고 한국의 현실을 알고자 하는 외국인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었다. 관광버스에서는 한국어 영어 중국어로 찾는 곳들에 대한 설명이 있었다.


안보관광으로 임진각 광장에서 출발하는 관광버스는 비무장지대 깊숙히 있는 도라산역과 근처에 있는 개성시내가 보이는 도라산전망대와 북한군이 팠다는 제3땅굴까지 돌아보는 관광코스로 계획되어 2시간 30분이 걸리는 코스였다. 안보관광버스는 임진각 광장에서 10분 간격으로 출발하고 있었다. 


한국의 분단은 같은 민족이면서 서로 갈라져 동족이 서로 총부리를 겨누고 싸운 이유로 피는 같은 한민족이지만 가족과 친지들이 죽었기에 철천지 원수가 된 지금이다. 하지만 누구나 그것이 영원해서는 안된다며 통일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고 한다. 그런데 남과 북은 서로 자신만이 민족의 정통성을 가지고 있으니 자신들만의 방식대로 통일되어야만 한다고 한다. 


그러나 그렇게 일방적인 방법으로 내 방식대로만 통일을 해야 한다고 한다면 세월이 아무리 흘러도 통일은 말잔치일 뿐 될 수 없다고 생각했던 지난 김대중, 노무현정권에서는 반대여론을 설득하고, 당장의 경제적인 손해를 감수하면서 북한지역 개성에 공단을 설치하여 남한의 자본과 기술로 지은 공장에 북한의 노동자들이 일하여 생산된 공산품을 남한의 제품으로 인정하여 세계에 팔아왔다. 그렇게 교류의 물꼬를 터야 사람이 왕래하고 물자가 왕래하고 한민족으로 생각도 왕래하면 서로가 서로를 보는 눈이 달라지고 마음도 달라질 것이라는 여기며, 언젠가 그것이 통일의 발판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개성공단이 설립되고 처음에는 막대한 투자자본으로 손해만 보는 듯 하다가 최근에는 상당한 이익이 나서 공장의 운영이 정상궤도에 오른 기업들도 많이 있었으나, 최근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 이르러 북한의 핵실험과 접경지역에서의 충돌로 남북은 서로 의사소통도 할 수 없는 험악한 지경이 되었고, 결국 박근혜 정부에 들어서 개성공단은 폐쇄되고 말았다.


남북통일은 한민족의 가장 큰 염원이다. 이를 부정할 사람은 남에도 북에도 해외동포까지 다 통털어 보아도 없다. 그렇지만 지금과 같은 상호간 원수가 되기를 자처하고서는 남북통일이 될 수는 없어 보인다. 과연 한민족의 통일은 가능할 것인지. 가능하다면 언제쯤 가능할 것인지. 그리고 그 통일은 어떤 방법으로 될 것인지 너무도 어렵고 복잡한 방정식임에 틀림없다.


누군가 훌륭한 남과 북이 인정하는 훌륭한 지도자가 나타나, 그 복잡한 방정식을 풀어, 남과 북이 하나의 민족이고 하나의 국가로 되게하는 초능력을 발휘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든다. 그런데 기자의 생각으로는 그런 초능력자가 나타난다 하더라도 남과 북에 살고 있는 국민들이 서로의 마음을 열지 않는다면 통일이 되어도 화합하기는 어려울 것 같아 걱정이다. 지금 남한 내에서도 지역간 계층간이 자꾸만 벌어지는 간격으로 인하여 갈등이 심한 상황에서, 이를 풀지 못하고 남북이 하나가 된다면 통일은 되자마자 다시 분단이 되든지 아니면 내부 불화로 그나마 이룩한 한국의 민주화와 산업화마져 한 순간에 사라지지 않을까 하는걱정도 된다.


통일보다 더 시급한 것은 한국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의 화합이 먼저이고, 그 화합을 바탕으로 남과 북도 서로가 서로를 인정하고 이해하려는 열린 마음의 자세를 갖추지 않는다면, 저 분단의 장벽은 앞으로도 오래오래 지속될 것만 같아 무거운 마음을 안고 돌아본 임진각과 통일안보관광이었다.  동서독 통일은 어언  30년이 되어간다. 동서독의 분단은 전범국으로 주변국의 반대로 통일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였으나, 서독의 끈질긴 설득으로 주변국을 이해시키고, 동독에는 끝없는 원조로 동독의 국민들을 감동시켰다. 그렇게 하고도 통일된 뒤에는  많은 갈등이 있었다.


그런데 한국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통일만을 바라고 있으니, 통일이 하늘에서 뚝 떨어지기만을 바라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만사는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라고 했다. "사람이 할 일을 다 한뒤에 하늘의 명을 기다린다"는 옛 명언인데, 지금 한민족은 "진인사대천명"하고 있는 것인가?


미국 이민 30년 만에 찾은 조국에서 저 노인들이 느끼는 감회는 과연 어떠한 것이었는지 궁금하기 그지 없었다.


기자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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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성 기자

최우성 (건축사.문화재수리기술자. 한겨레건축사사무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