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토)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상세검색
닫기

사진나들이

[화보] 제2석굴암 군위삼존불







[우리문화신문=최우성 기자]  경북 군위군 부계면 팔공산 자락에 자리 잡은 또 다른 석굴암이 있다. 이 석굴은 화강암으로 이루어진 절벽 위에 자연동굴을 이용하여 그 안에 화강암으로 조성된 아미타삼존불을 모신 한국 최초의 석굴사원이다.


본래 석굴사원은 인도에서부터 시작하였다. 부처님 당시부터 수행자들은 무소유를 실천하며 진리를 깨닫기 위하여 수행하였고, 그런 까닭에 오로지 수행할 수 있는 공간만 있으면 되었다. 이들은 가진 것이 없기에 집도 자연동굴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았고, 옷은 중요부위만 가릴 수 있는 긴 한장의 천이면 되었으며, 음식은 아침 일찍 사람들이 사는 마을로 내려와서 7집을 거쳐서 정성껏 시주한 음식을 받고 수행처로 돌아와 서로 받아온 음식을 나누어 먹는 하루 한 번의 식사로 대신하였다.


그런 전통으로 이루어진 인도의 석굴사원으로 수 백 개의 동굴로 이루어진 아잔타와 엘로라 석굴이 유명하지만, 이밖에도 크고 작은 많은 석굴사원들이 여러곳에 산재해 있었다. 이런 전통을 이어받아 중국으로 불교가 전파된 뒤에 중국에서도 많은 석굴들이 조성되었다. 중국에는 둔황의 천불동(일천개의 동굴이 있다는 뜻)을 비롯하여 용문석굴 운강석굴 등이 있다. 그런데 이들 인도와 중국의 석굴들은 암반이 석회암이나 사암계통으로 되어있어 사람이 도구를 이용하여 파들어가면 쉽게 팔 수가 있다. 그도 흙처럼 쉬운 것은 아니지만 한국의 화강암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다루기 쉽다.


그러나 한국의 암반은 주로 화강암으로 되어있어서 그 화강암 바위를 깨서 석굴을 만든다는 것은 너무도 힘들었기에 인도나 중국의 석굴처럼 바위절벽을 뚫어서 석굴을 만들지 못하였다. 마음 같아서는 인도나 중국의 석굴들과 같이 천연바위벽을 뚫어 부처님을 모시고 그곳을 수행처로 삼고 싶었지만, 현실적 여건이 되지 않아 이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리하여 한국에서는 이곳 군위 제2석굴암처럼 자연적으로 뚫어진 절벽의 공간을 다듬어 동굴을 만들고 이곳에 아미타삼본불을 조성하여 모시게 된 것이다. 군위삼존불은 경주의 석굴암을 조성하기 100년 전 쯤 세워진 것이다. 작은 계곡이 흐르는 강가에 10여 m의 높이에 자연스럽게 뚫어진 곳을 찾아내 불심을 심고자 했다. 전하는 바에 따르면 신라에 처음 불교를 전파하고자 왔던 고구려 스님 아도화상이 이곳에서 수도하였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 석굴을 만들어보고 도저히 화강암반을 파서는 석굴을 만들 수 없다고 판단한 신라인은 경주 토함산에 석굴암을 조성하면서 수많은 화강암 판석을 만들어 세우고 지붕을 씌워서 석굴암을 조성하였다.


기자정보

프로필 사진
최우성 기자

최우성 (건축사.문화재수리기술자. 한겨레건축사사무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