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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나들이

[화보] 내마음에 탑을 쌓다. 백담계곡의 돌탑들 !!

















[우리문화신문=최우성 기자] 푸르던 산야의 초목들 중 사계절 늘푸른 상록수를 제외한 초목들은 이제 몸통과 가지가 그대로 다 드러난 초겨울이 되었다.


"삶이란 한조각 구름이 일어나는 것이요, 죽음이란 또한 한조각 구름이 흩어지는 것"이라는 선사들의 선시가 귓가에 맴돌지만, 중생계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한조각 구름이 뭉쳐서 떠돌다 한줄기 빗방울이 되어 초목에 싱그러운 삶의 영양소가 되어도 주고, 그리고 남은 물들은  흘러내려 작은 갯가를 이루고 흐르다 절벽을 만나면 계곡에 폭포를 이루고, 끊임없이 흘러서 강물이 되었다가 넓은 대양으로 흘러들어간다.


그렇게 흘러가다 증발하여 다시 수증기가 되고 구름이 되기에 지상의 생명체는 돌고 돌수 있는 것이다. 그런 자연의 원리를 체득한 서양의 고대 철학자 탈레스는 "물은 만물의 근원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물이 있기에 모든 생명은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조각 구름이 설악산에 부딛쳐 빗줄기가 되어서 설악산의 단단한 바윗돌들을 깎아내어 설악산이 이루어 졌다. 그리고 깎여 내린 바윗돌들은 물줄기에 씻기고 서로 부딛치면서 깨지면서 작은 돌맹이를 이루는데 수많은 세월이 흘렀을 것이다. 그렇게 생겨난 몽돌들의 계곡인 백담계곡의 돌들로 사람들은 자신만의 돌탑을 쌓고 있다.


큰 홍수가 지게되면 다 흩어질 것이지만, 흩어진 몽돌들은 다음에 오는 사람들에 의해서 또 다시 몽돌탑으로 되살아나는 반복의 세월이 계속되는 곳이 바로 인제 내설악 한가운데 위치한 백담사 계곡의 몽돌탑들인 것이다.


반짝이는 아침 햇살에 더욱 아름답게 빛을 발하는 백담계곡의 초겨울 모습을 보면서 자연과 생명순환의 원리를 되새겨 보았다. 햇빛에 말라서 올라간 수증기가  구름이 되고, 그 구름이 빗방울되어 내리고, 빗방울은 냇가를 이루고 그러면서 단단한 바윗돌을 몽돌로 만든다. 사람들은 그 몽돌들을 주워서 추억의 몽돌탑을 쌓고 쌓은 탑들은 홍수에 흩어져 내린다. 그러면 다음에 오는 사람들이 다시 탑을 쌓고, ...


이렇게 무한정 반복할 수 있는 것은 무의미한 반복이 아니고, 그것이 바로 자연과 생명의 순환원리이기도 한 것이다. 자연이 살아있다는 것은 이처럼 언제까지 이와 같이 반복할 수 있는 세상이라는 것이다. 그 순환의 고리는 바로 물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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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성 기자

최우성 (건축사.문화재수리기술자. 한겨레건축사사무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