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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공연과 전시

바늘과 실의 예술 침선장 윤병옥 '누비작품전'

인천관동갤러리 12월 31일까지

[우리문화신문= 이윤옥 기자] 누비를 시작하고 얼마 안되어 손끝이 아프기 시작하더니 생인손(손가락 끝에 종기가 나서 곪는 병)을 한동안 앓았어요. 손가락이 아프기도 하지만 더 고통스러운 것은 자신과의 싸움이었던 것 같아요. 한 땀 한 땀 일정한 크기로 누비작업을 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습니다.”

 

윤병옥 침선장(67)은 누비옷 만들기의 어려움을 그렇게 풀어나갔다. 실과 바늘을 언제 만져보았는지 기억도 안나는 기자에게 ‘한치의 오차도 없이 같은 간격으로 누벼 내려간 누비옷은 그 자체가 하나의 예술작품처럼 느껴졌다. 어제 9() 인천관동갤러리에서 만난 윤병옥 침선장(針線匠)은 침선과 누비에 대해 무지한 기자에게 차근차근히 알기쉬운 설명을 해주었다.

 

 




누비를 해서 옷을 만드는 게 아니라 한복을 만든 뒤 누비를 합니다. 한복 기술은 당연한 것이지요. 한복을 만들고 누비를 하기에 솔기(옷이나 이부자리 따위를 지을 때 두 폭을 맞대고 꿰맨 줄) 표시가 안나는 겁니다. 뒤집어 입어도 된다는 말이지요. 옛날에는 한복을 만드는 이가 누비까지 다했습니다. 물론 염색도 할 줄 알아야합니다.”

 

흰 명주에 색색깔의 염색을 하고 그 천으로 한복을 만든 뒤, 거기에 누비까지 해야 비로소 겨울 누비  한복 한 벌이 완성된다하니 그 공력이 보통이 아니다. 은은한 노란 빛이 감도는 명주 누비저고리가 하도 고와 보여 이 옷은 어느 정도 걸렸나요?라고 물으니 두 달 걸렸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작품 하나 만드는 일이 녹녹치 않다. 이번에 선보이는 작품들도 그렇게 십여 년간 공들어 만든 옷들로 두루마기, 치마저고리, 배냇저고리, 어린아이용 조끼, 앙증맞은 버선 등 소품까지 골고루 선보인다.


 

 


윤병옥 침선장은 안동에 살면서 전통누비 작업을 계속하고 있는데 대한민국 중요무형문화재  구혜자 침선장에게 전통한복을 배웠고 역시 대한민국 중요무형문화재 김해자 누비장에게 전통누비를 배웠다. 또한 대한민국 전승공예대전에서 천연염색으로 대통령상을 수상한 이병찬 선생께 염색공예를 배웠다. 한 가지만 하기도 힘든데 한복과, 누비와 염색까지 익히느라 많은 세월을 쏟아 부었다.

 

윤병옥 침선장은 그간 오로지 배우고 익히고 작품에 몰두하느라 전시회는 꿈도 못꾸다가 2008년 일본 오사카에서 한국 전통 손누비 워크숍을 열었다. “일본인들은 누비에 관심이 큽니다. 오히려 한국인들이 관심이 덜해요. 그도 그럴 것이 누비만 해서는 밥 먹고 살기가 어렵습니다.”라며 윤병옥 침선장을 말끝을 흐린다. 기자가 찾은 어제(9)도 재일동포 한분이 누비를 배우기 위해 전시장을 찾아 열심히 배우고 있었다.

 

또한 2015년 일본 오사카 미노시에서 일본인 제자들과 한복, 규방공예, 누비 전시회와 워크숍을 가진바 있으며 국내 전시는 이번이 처음이다. “앞으로는 전시회도 자주 열고 제자 교육도 더욱 힘쓸 생각입니다. 아울러 전통한복 외에도 현대인의 요구에 맞는 누비옷도 만들어 볼 참입니다.”라며 의욕적인 모습을 보이는 윤병옥 침선장의 목소리는 힘찼다.


 

 




아름다움과 우아한 세련미가 돋보이는 전통 누비 전시회는 인천관동갤러리에서 1125일부터 1231(금토일 10:0018:00 개관)까지 열린다. 전시기간 동안(123,4, 10,11, 17,18)에는 누비로 비단 목도리를 만드는 워크숍이 있다. 2~3시간이면 완성하며 참가비는 재료비 포함하여 6만원이다. 이번 누비전을 통해 한 땀 한 땀 소중한 사람의 안녕을 기원하며 손으로 누빈 천의 따스함을 느껴보면 어떨까?


<전시안내>

 * 201611월25~12월 31일 / 전시기간 중 <금토일 10:00~18:00 개관, 특별한 경우 조정 가능 > 

*인천관동갤러리: 인천시 중구 신포로31번길 38 (관동24-10)

   전화:032-766-86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