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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국민, 무섭고 위대했다

[편집국에서] 국회, 박근혜 탄핵 가결을 보면서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편집국장]  어제 국회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은 가결되었다. 그것도 겨우가 아닌 압도적인 표차였다. 234 56, 결과를 보면 박근혜 대통령을 지탱해왔던 새누리당 의원들의 반은 탄핵에 찬성했다. 그런데 여야당 국회의원 모두 표결 내내 조용하고 침통한 모습이었다. 언론은 이를 보면서 12년 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안을 표결하던 때와 견주는 모습에도 열을 올렸다.



 당시는 새벽부터 표결까지 난투극과 육탄전이 벌여졌고, 국회의장은 국회 경위를 동원해 의장석을 점거한 의원들을 끌어냈다. 그리고 탄핵안이 가결되자 탄핵파 의원들은 만세삼창을 불렀고, 반대파 의원들은 통곡을 했다. 그때와 지금의 탄핵안 표결 장면이 어찌 이리 다른 모습일 수 있을까?

 

언론들은 당시 헌법재판소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위법 사실이 중대하지 않다며 기각했음을 상기시킨다. 그런데 그보다 더 엄중한 것은 이번 탄핵이 국민 80% 가량이 찬성했을 만큼 대통령의 위법에 대해 국민의 분노가 극에 달했고, 분노한 국민이 촛불시위로 그 분노를 명백히 표출한 탓이 크다고 진단한다.

 

그런 점에서 우리 국민은 촛불시위 정국을 지나며 정말 무섭고 위대한 힘을 보여줬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동안 우리는 수많은 대통령들의 부정부패 또는 헌법 유린에 그를 어쩌지 못하는 맥없는 국민일 수밖에 없음을 자조하면서 지내왔던 것이다. “그놈이 그놈이다.”를 되뇌면서 그런 대통령들을 끌어내리지 못하는 자신을 한탄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은 그런 나약한 국민이 아니었다. 일어섰다. 그리고 촛불을 들었다. 그리고 한 새누리당 의원이 촛불은 꺼진다,”고 하자 대한민국 인구 5%에 가까운 국민이 LED촛불을 들고, 횃불을 들었다. 초등학생들과 예전 무조건 여당을 지지하던 노년층까지 광장에 나왔으며, “박근혜 즉시퇴진을 외쳤다. 그러자 새누리당 의원들 심지어 친박의원들까지 탄핵 찬성으로 돌아 설 수밖에 없었다.

 

그뿐만 아니라 촛불집회 내내 평화로운 시위를 유지했고, 시민들은 경찰에게 꽃을 주고, 경찰은 쓰러진 시민을 위해 자신들의 핫팩을 던져주었다. 120만 명이 참석한 엄청난 시위군중이었지만 연행자 한 명 없는 그리고 시위 흔적(쓰레기) 하나 없는 그래서 세계가 놀란 엄청난 평화집회를 이뤄냈다.

 

그런 평화로운 집회를 꾸려낸 시민들은 결국 정치권을 굴복시켰고, 아무도 예측하지 못한 압도적인 숫자로 탄핵을 가결시키도록 한 것이다.

 

그렇게 국민의 힘은 엄청났다. 그동안 자조 섞인 한탄만을 해대던 국민은 이제 엄청난 위력을 보인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을 지탱했던 새누리당 의원들마저도 자신들의 우두머리를 내치는 상상하지 못할 일이 벌어진 것이다. 정치권은 물론 언론들까지도 촛불의 힘이라 했다. 당선만 되면 목에 힘을 주고 정치적 권모술수에만 매달리는 국회의원들도 이번엔 쩔쩔 맸 다.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 그 어떤 나라도 정권을 향한 투쟁에 이렇게 평화화로우면서도 슬기로운 모습을 보여준 적이 있던가? 이제 감히 정치권들이 국민을 졸로 보는 어리석음을 보일 수는 없을 일이다. 그리고 세계 그 어떤 나라 심지어 강대국들도 이런 우리 국민의 위대함에 대한민국을 감히 얕잡아볼 수 없지 않을까?

 

한 헌법학자는 헌법재판소가 박한철 소장이 퇴임하기 전 곧 1월 말 안으로 선고를 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그것도 역시 촛불의 힘이다. 헌법재판소 재판관들도 촛불의 준엄한 명령을 무시하지 못할 것이란 얘기다.

 

무서웠고 위대했던 촛불이여, 만세!

진정한 민주주의가 무엇인지 보여준 국민이여 만만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