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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나와서는 안 될 유물, 국보 제207호 “천마도(天馬圖)”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3446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세계적인 대발굴이었다. ‘신라의 예술혼이 천년의 긴 세월 동안 암흑 속에서 살아 있었구나.’ 하는 그 기쁨도 잠시, 환희의 절정에 달한 순간 아차! 나와서는 안 될 유물이 나왔구나!’ 하는 생각에 눈앞이 캄캄해지고 아찔한 현기증을 느꼈다. 온몸에서 힘이 쭉 빠져나가는 듯했다.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을 것만 같았다.” 이 말은 김정기 천마총 발굴단장의 말로 20161103일자 <시사IN>에 실린 기사 일부입니다.


 

1973년 천마총 발굴에서는 국보 제188호 천마총 금관(天馬塚金冠)이 출토되어 세간의 관심이 온통 쏠린 상태였습니다. 심지어 당시 박정희 대통령이 보고 싶다 하여 출토된 다음날 청와대로 옮겼을 정도입니다. 그러나 김정기 단장의 말처럼 당시 발굴단을 비롯하여 학자들의 관심은 금관보다 말다래에 그려진 천마도(天馬圖, 뒤에 국보 제207호로 지정)”에 있었습니다. 천마도는, 하늘로 화려하게 날아오르는 백마처럼 보이는 말 그림입니다. 말다래는 말의 발굽에서 튀는 흙을 막기 위해 안장 밑으로 늘어뜨리는 판이지요

 

신라의 예술혼이 즈믄해(천년)의 긴 세월 동안 암흑 속에서 살아있었던 세계적 유물 천마도. 김정기 단장은 유기물로 된 유물이 햇빛에 노출돼 미세한 가루로 변하여 감쪽같이 형태를 찾아볼 수 없었던 일을 경험했기에 또 그런 일을 당할까봐 눈앞이 캄캄해졌다고 하지요. 심하게 썩은 상태였던 말다래. 발굴단은 겹쳐진 말다래 사이로 여러 개의 대칼을 조심스럽게 꽂아 넣고 그 밑으로 켄트지를 끼워 넣습니다. 그렇게 해서 천마도 말다래를 무사히 걷어낸 다음 소독된 화선지로 쌓아 상자에 집어넣음으로써 숨죽였던 천마도 발굴을 끝이 났습니다. 지금 이 천마도가 그려진 말다래는 국립경주박물관에 소장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