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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일독립운동

도쿄 고려박물관에서 연 여성독립운동가 시화전과 특강을 마치며

지난해 11월 2일부터 올 1월 29일까지 항일여성독립운동가시화전 열려

[우리문화신문= 이윤옥 기자] 저는 올해 65살입니다만 솔직히 일본의 조선침략 역사에 대해 잘 몰랐습니다. 지인의 권유에 끌려 이번 강연에 참석했습니다만 오길 잘했다는 생각입니다. 침략에 굴하지 않고 온몸으로 저항하며 조선의 독립을 위해 힘쓴 한국의 여성독립운동가들께 경의를 표합니다.” - 사이타마현, 코바야시 레이코-

 

어느 정도 침략의 역사에 대해서 알고 있었습니다만 일본의 역사교과서에서는 다루지 않고 있습니다. 문제는 자라나는 학생들이지요. 그나마 고려박물관에서 조선침략에 관한 상설전시와 강연을 자주 열어 역사 공부겸 빠지지 않고 참석하고 있습니다. 이번 강연을 통해 항일여성독립운동가들의 활약을 상세히 알게되어 기쁩니다. 주변에 널리 알리고 싶습니다.” - 가나카와현, 이토 노리코(61)-


입추의 여지없이 강연장을 가득메운 청중들은 하나같이 침략역사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여성독립운동가에 대한 존재를 알게 된 뜻 깊은 강연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기자는 지난 114()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일본 도쿄 고려박물관에서 침략에 저항한 불굴의 조선여성들에 대한 특강을 했다.


 

이번이 2차 강연인 항일여성독립운동가 특강은 지난 1차 특강 때인 201438일 때의 170명 보다는 훨씬 못 미치는 100여명이 참석했지만 열기는 그때 못지않았다. 강연장인 고려박물관의 수용 적정 인원이 100명인 점을 감안한다면 이번 강연의 청중 숫자는 아주 적절한 인원인 셈이다. 그것은 강사의 입장에서 청중과 혼연일체가 될 수 있는 숫자임을 기자는 느꼈다.

 

오후 2시부터 3시간 동안 진행된 특강 시간 내내 청중들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기자 역시 연단에서 가쁜 숨을 몰아쉬며 일제침략기에 한국 여성들이 독립 쟁취를 위해 헌신한 이야기를 토해내었다. 그것은 아베정권이 입만 열면 거짓말을 일삼는 조선침략은 없었다. 위안부도 없었다. 남경대학살은 날조된 것이다....”등에 대한 정면 도전이요, 폭로요, 비난이자, 성토였다.

 

여러분! 일제의 침략 역사가 없었는데 한국의 여성들이 독립을 부르짖었단 말입니까? 귀가 있으면 듣고 눈이 있으면 크게 뜨고 보십시오. 이번에 전시되고 있는 여성독립운동가의 처절한 그림들을 보란 말입니다.”

 

기자는 흥분하고 있었다. 흥분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너무나도 일본인들이 침략의 역사를 모르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강연을 들으러 온 사람들은 그래도 조금은 깨인 사람들이었다. 그래서 기자는 흥분을 참고 강연장을 찾은 사람들을 띄워 주었다. “여러분들이 일본의 희망입니다. 부디 평화를 원하거들랑 과거 조선침략의 역사를 올바로 이해해주십시오. 미래의 발전적인 한일 관계를 원하거들랑 아베정권의 뻔뻔한 거짓말을 준엄하게 꾸짖어 주십시오.라고 말이다.


 


일본 도쿄 고려박물관에서는 지난해 112일부터 올해 129일까지 기자의 시에 이무성 화백이 그린 30점의 "침략에 저항한 불굴의 조선여성들(侵略不屈朝鮮女性たち) -시와 그림으로 엮는 독립운동의 여성들(2)でづづる獨立運動女性たち(2)-" 시화전을 열었다. 이번 114일 강연은 전시되고 있는 시화전의 주인공인 여성독립운동가애 대한 특강으로 크게 두 가지 관점에서 강연주제를 잡았다. 그것은 한국내에서의 독립운동과 해외에서의 활동이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인물 하나하나의 삶을 수채화처럼 설명해주어 큰 공감을 얻어냈다.

 

정말 통쾌한 강연이었다. 일본어를 전공한 지 40여년이 되어가는 기자로서 이번 강연처럼 일본어 전공을 보람 있게 느낀 적은 없었다. 특강 2시간과 1시간 동안 이어진 청중들의 질문에 대한 을 하면서 참으로 뿌듯한 감정을 느끼고 있었다.

 

"독립운동을 한 여성들의 숫자는 얼마나 됩니까?

남자들과 어깨를 겨루며 독립운동을 한 이야기를 들려주십시오

"남북 사이에서는 여성독립운동가에 대한 정보교환이나 공동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까?

"광복 후, 여성독립운동가들의 삶은 어땠습니까?"

"앞으로 여성독립운동가를 알리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은 무엇입니까"

"태극기는 독립운동에서 어떤 의미를 갖고 있습니까?”와 같은 질문들은 자연스레 침략 역사를 상기하는 분위기로 몰아갔다.


 


청중들은 숨을 죽였고 기자는 35년간 조상들이 겪은 식민통치의 울분을 격하게 토해내었다. 그러한 질문에 대한 답은 기자가 여성독립운동가의 삶을 추적하며 중국의 광활한 대륙 벌판을 헤매고 다닌 여정에 견주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래서 더욱 청중들에게 기자의 말이 먹혀들어갔는지도 모른다. 현장을 발로 뛰어 본 사람이 아니면 말 할 수 없는 내용들이란 것도 알고 보면 우리 선조들이 그러한 가시밭길을 걸어갔기에 가능한 일이다.

 

기자는 침략의 역사에 피로써 항거하던 선조들의 이야기를 원 없이 청중들에게 전했다. 그 가운데서도 여성독립운동가들의 활약상에 초점을 맞추었다. 청중들은 특강 뒤에 강연장에서 팔고 있던 기자의 책을 사들고 긴 사인행렬을 이뤘다. 놀라운 것은 한글로 된 책을 읽을 수 있는 일본인들이 많이 있다는 사실이었다. 강연장을 찾은 시민들의 의식수준이 꽤 높았음을 말해주는 대목이다.

 

 "저는 현재 여성독립운동가를 알리는 시집 서간도에 들꽃 피다6권 째 120명을 소개했습니다. 앞으로 200명을 목표로 뛰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회에는 모두 30점의 작품을 선보였지만 31만세운동 100주년이 되는 2019년에는 100명의 여성독립운동가를 그린 작품을 가지고 일본에서 다시 전시하고 싶습니다." 라고 기자는 청중들에게 말했다.

 

이날 특별 강연회는 교토에서 활약하고 있는 재일본한국문인협회 회장인 김리박 시인, 관동대지진 조선인학살 국가책임을 묻는 모임의 시민대표인 정종석 대표를 비롯한 재일동포 인사들과 일조협회군마현지부(日朝協會群馬縣支部)의 후지와라 레이코(藤原麗子), 조선통신사의 정신을 현대에 살리는 모임인 가와고에 국제교류퍼레이드(川越唐人パレ실행위원 사무국장인 오가와 미츠루 (小川滿) 씨 등 많은 인사들이 참석해 한국의 여성독립운동가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지난해 112일부터 올 129일까지 3개월간 이어졌던 고려박물관에서의 시화전과 114일 특강 그리고 이어진 115, 사이타마 우라와(浦和)지역의 시민단체 특강을 통해 그간 일본 사회에 알려지지 않았던 항일여성독립운동가들의 삶을 조금이나마 소개할 수 있어 다행으로 생각한다.

 

이번에 제 2차 시화전과 특강을 주선한 고려박물관과 사이타마 우라와 시민단체 여러분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아울러 기자의 시에 벌써 몇 해째 아무런 댓가 없이 묵묵히 어려운 그림 작업을 해주시는 한국화가 이무성 화백님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리는 바이다.

 

모쪼록 3·1독립 만세운동 100주년이 되는 2019년에는 항일여성독립운동가 100명의 그림을 가지고 도쿄에서 다시 한 번 한국여성독립운동가들의 불굴의 독립정신을 일본인의 가슴에 심어주는 시화전과 아울러 특강의 시간을 다시 갖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