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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천불(千佛)을 새긴 것으로 보이는 “계유명삼존천불비상“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3489]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충청남도 연기군 조치원읍내에서 서쪽으로 약 2km 떨어진 산기슭 서광암에서 1961년에 발견된 국보 제108계유명삼존천불비상(癸酉銘三尊千佛碑像이 있습니다. 이 불비상은 국립공주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데 비석 모양의 돌에 불상과 글을 새겨 놓은 것입니다. 사각형의 돌 전체에 불상을 새겼는데, 앞면의 삼존불(三尊佛)을 중심으로 좌우에는 글이 새겨져 있고, 그 나머지 면에는 작은 불상을 가득 새겨 놓았지요.



 

삼존불은 연꽃무늬가 새겨진 반원형의 기단 위에 조각되어 있으며, 4각형의 대좌(臺座)에 앉아 있는 가운데 본존불을 중심으로 양 옆에 협시보살이 서 있습니다. 본존불은 옷을 양 어깨에 걸쳐 입고 있는 것을 제외하고는 상체가 많이 닳아서 자세한 모습을 알아볼 수 없습니다. 특징적인 것은 불상이 입고 있는 옷이 무릎 아래로 길게 흘러 내려와 대좌까지 덮고 있다는 점이지요. 양 옆의 협시보살도 역시 많이 닳아 자세한 모습을 살피기는 어렵지만, 무릎 부분에서 옷자락이 가위 모양으로 교차되고 있어 삼국시대 보살상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줍니다. 불상들의 머리 주위에는 있는 연꽃무늬와 불꽃무늬가 조각된 머리광배는 다른 부분에 견주어 파손이 덜 된 상태입니다.

 

이 삼존불상 외에도 사각형의 돌 전체에 일정한 크기의 작은 불상들이 규칙적으로 새겨져 있는데, 깨진 부분에 불상들이 있었을 것으로 본다면 천불(千佛)을 새기려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 불비상은 삼존불 좌우에 새겨져 있는 글을 통해 볼 때 신라 문무왕 13(673)에 만든 것으로 짐작이 되며, 백제 유민들이 망국의 한과 선조들의 명복을 빌기 위해 만든 작품이란 점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