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2.24 (금)

  • -동두천 -1.0℃
  • -강릉 0.5℃
  • 서울 -1.7℃
  • 흐림대전 2.2℃
  • 흐림대구 4.4℃
  • 박무울산 6.3℃
  • 흐림광주 4.3℃
  • 연무부산 7.6℃
  • -고창 4.1℃
  • 흐림제주 6.8℃
  • -강화 -0.6℃
  • -보은 1.5℃
  • -금산 2.3℃
  • -강진군 5.6℃
  • -경주시 4.6℃
  • -거제 7.3℃

김용옥 시인의 세상 톺아보기

알파고 알파고, 명령 있어야

[김용옥 시인의 세상 톺아보기 32]

[신한국문화신문=김용옥 시인]  4차산업혁명이라는 인공지능산업화가 본격적으로 시동되고 있음을 실감했다. 2016330, 세계바둑계의 일인자인 바둑기사 이세돌 9단과 구글(google)의 인공지능프로그램인 알파고(Alphago)와의 5판 바둑대결이 진행되고, 알파고가 3:1로 승리하면서부터 사람들은 술렁였다. 알파고는 이내 인간을 능가하는 기계의 상징어가 되고 사람들은 인간과 알파고의 전쟁인 양 관심을 쏟았다.

 

언론과 사람들은 AIGI(범용인공지능)의 출현에 겁먹은 말을 쏟아냈다. 머리를 쓰는 숱한 직업이 사라질 것이란다. 사람이 할 일을 범용인공지능의 기계들이 빠르고 정확히 실행할 것이고 그 산업이익은 대기업이 독점할 것이고 보통사람은 좀비처럼 전락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알파고는 2,500년간의 바둑역사가 간직한 무수한 수리를 연산으로 번역했다. 입력층, 출력층, 13개의 은닉층(정보처리층)으로 설계된 알파고는 바둑사이트의 기보(棋譜) 16만 건을 학습, 그 데이터로 자그마치 약3천만 수를 연산하고 학습했다는 것이다. 파이를 소수점 이하 3천만의 수를 풀고 읽고 이해하기도 힘든 인간의 두뇌를 생각하면 이미 기계에 무릎을 꿇은 느낌이다.


알파고, 사람이 작동시키지 않거나 에너지를 공급하지 않으면 쓸모없는 기구



 

그러나 생각해 보자. 바둑은 인간의 사고(思考)로 수를 읽고 형세를 판단하고 전략을 세우는 게임인데, 알파고는 아직 형세를 이해하거나 판단을 내리지는 못한다. 인간의 판단과 전략적 사고의 능력을 이해하거나 설명할 수는 없는 것이다. 게다가 사람이 작동시키지 않거나 에너지를 공급하지 않으면 쓸모없는 기구에 불과하다.

 

그리고 놀랄 것 없다. 주위를 둘러보라. 이미 우리는 약한 인공지능(Weak AI)’을 광범위하게 사용하고 있다. 컴퓨터, 네비게이션, 물류배송, 스마트폰, T-map, 트위터, SNS 등등이 생활 깊숙이 들어와 있다. 그것을 부리는 건 사람이고 사람마다 자기가 쓸 만큼만 사용하고 있다. 이게 문명기기의 운명이다.

 

물론 나는 가끔, 이런 상황에 공포를 느낀다. 전혀 모르는 누군가가 작정만 하면, 이런 기기을 사용하는 내 생활반경, 생각환경, 주변관계, 생활력까지 온통 들여다볼 수 있으므로. 지금도 국민의 사생활을 보호해야 하는 어떤 공공기관에서 주민등록번호만 입력하면 소위 신상이 털리고만다.

 

AI(인공지능)가 사람과 사람, 사람과 사물을 엮고 있는 것이다. 최순실 집안과 박대통령의 관계는 유언비어처럼 흘러 다녀서 어림짐작을 했지만 인공지능기기인 태블릿PC가 고맙게도 대통령탄핵의 빌미를 주었다. 각자의 목소리를, 사건정황을 정확히, 잊어버리는 일도 없이 기록보유하고 있는 것이다.

 

요사이, ‘촛불집회태극기집회는 온라인 생방송으로, SNS, 슬기전화(스마트폰), 국내와 세계 곳곳에서 거의 실시간으로 현지상황정보를 알 수 있다. 댓글을 즉각 즉시 올려 방방곡곡의 의사를 들을 수도 있다.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AI의 하수인이 된다

 

AI(인공지능)는 이렇게 생활 구석구석에 이미 파고들어와 있다. 이런 인공지능프로그램을 통해 반값할인(소셜 커머스) 서비스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데, 보통사람 우리는 경제상술의 최대소비자가 되는 게 문제다. 쏟아지는 정보의 필요와 불필요를 추리는 능력이나 문제의식도 없이 상용하며 자신도 모르게 AI의 하수인이 된다는 것이다. 바로 여기서 유투비부자(유투비를 통해 거부가 된 사람) 또는 슈퍼개인(인공지능을 이용한 온라인판매로 엄청난 부자가 된 개인)이 등장하고, 소비자들은 알게 모르게 돈을 소비하고 낭비하게 되는 것이다.

 

중국의 슈퍼개인 왕릉(網紅;인터넷스타)을 매개로 한 시장규모가 자그마치 18조원을 넘는단다. 이 보도 후에도 계속 증가하고 있을 것이다. 이렇게 슈퍼개인이 몇 사람 생기는 동안에 직장을 구하지 못하는 실업자는 엄청나게 늘어나고, 다수의 청춘들은 단순노동과 저임금의 근로자로 전락하고 있다. 청춘들은 잘 배운 능력을 발휘하는 직장을 얻지 못하고 가장 단순한 노동에 종사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게다가 인간에겐 지적인 전성기가 제한되어 있다. 그래서 퇴직이나 은퇴를 해야 한다. 그 후엔 늙어가는 육체적 삶이 길어지는데 지적 능력을 인공지능기기가 대체해줄 것이란다. 극소수 기업가들에겐 마땅한 고용기계일 것이고 돈을 더욱 많이 벌게 하겠지만, 보통사람들은 그 피해자가 될 것이다. 심히 우려한다.


알파고는 이세돌을 기억하지 않는다

 

최선을 다해 세기의 대결’ 5판을 치룬 이세돌 9단은 어떤 느낌, 무슨 생각이었을까? 알파고는 이세돌과 같은 고민, 애씀, 슬픔, 피로 같은 걸 공유했을까? 천만에! 알파고는 결코 이세돌을 기억하지 않는다. 인간과 소통할 필요도 없고 교감할 수도 없는, 그냥 연산능력을 입력한 기계일 뿐.

 

한바탕 구글의 신비주의에 농락당한 기분이다. 야단법석을 떨던 사람들은 금세 평상생활로 돌아갔다. 그러나 생각해 보아야 한다. 시간이 흘러가면 세상은 자동화, 기계화, 표준화, 인공지능의 상용화가 도래할 것이다. 자본주의사회에서 사람은 점점 더 농락당하기 쉬워질 것이다.

 

문명의 기기가 인간지배를 현실화할까 봐 두렵다.

인간은 인간에 의해, 인간과 더불어, 인간적으로 살 때 인간다운 인간이다. 인간은 우주 최고의 자연적 존재다.

 

이세돌 바둑기사가 안희정 충남지사와 바둑대국을 한 후에 국민후원회장으로 합류하겠다고 한 보도를 봤다. 그는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자랬다. 바둑만 아는 불패소년이 아니다. 이세돌 9단이 16만 건의 바둑연산으로 무장된 알파고와의 대국에서 1승을 거둔 것은, 어떻게? ? 라는 질문을 하고 생각할 줄 아는 인간의 승리였던 것이다.

 

이세돌 씨가 바둑만 잘 두는 게 아니라, 국민과 국민을 위한 정치에 관심을 가져주어서 고맙다. 역시, 알파고보다 인간은 진정 위대하다. 생각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