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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산성에서 만나는 만해 한용운

남한산성만해기념관 탐방기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교육자이며, 역사학자였던 위당 정인보 선생은 인도에는 간디가 있고, 조선에는 만해가 있다.”고 했다. 또 소설 임꺽정을 쓴 벽초 홍명희는 만해 한 사람 아는 것이 다른 사람 만 명을 아는 것보다 낫다.”라고 했으며, 일제강점기 선승 만공선사는 이 나라에 사람이 하나 반밖에 없는데 그 하나가 만해라고 했다. 스님으로 시인으로 독립운동가로 일제강점기에 우뚝 섰던 만해 한용운의 흔적은 인제 만해마을과 서울 성북동의 심우장 등이 있지만 뜻밖에 남한산성에서도 만났다.


 



바로 남한산성만해기념관이 그곳인데 만해사상연구가인 신구대 전보삼 교수가 자료수집한 것들을 바탕으로 세웠다. 건국공로최고훈장인 '대한민국장'과 만해 생전의 각종 저술과 유물, 3·1운동 당시 만해의 옥중투쟁을 보여주는 신문자료, 희귀본인 님의 침묵초간본 및 100여 종의 님의 침묵이본과 만해관련 연구서 등 600여 점이 전시되어 있다.

 

전시는 뜻을 세우다”, “불교인으로의 지향”, “31운동의 선봉에 서서”, “침묵의 미학”, “설중매화”, “심우장의 정절”, “만해가 떠난 그 후따위로 나누어 그의 삶을 정리했다. 주욱 이 순서대로 사진과 설명글을 더듬다 보면 남해의 일생과 그의 철학이 한 눈에 들어온다


    







특히 그 가운데 눈에 뜨는 것 가운데는 안중근 의사의 의거를 찬한 한시(漢詩) “안해주(安海州)”가 있다. 또 만해가 옥중에서 쓴 독립선언서 조선독립에 대한 감상의 개요192911일 새해 아침에 조선일보에 쓴 논설 조선청년에게”. 1926520일 펴낸 님의 침묵초간본은 눈여겨 볼만 한다.

 

만해(萬海, 卍海) 한용운(韓龍雲)은 승려, 시인, 독립운동가로 저서는 조선불교유신론, 님의 침묵, 흑풍, 후회같은 것들이 있다. 그러나 만해는 삼일독립선언 33인 가운데 변절하지 않은 몇 안되는 지사로 존경받는다. 만해는 "나는 조선 사람이다. 왜놈이 통치하는 호적에 내 이름을 올릴 수 없다."라면서 평생을 호적 없이 지냈으며 "일본놈의 백성이 되기는 죽어도 싫다. 왜놈의 학교에도 절대 보내지 않겠다."라면서 집에서 손수 어린 딸을 공부시켰음은 물론 총독부 청사를 마주 보기 싫어 집(심우장)을 북향으로 지은 것은 유명한 일화이다.


 




그 만해의 뜻을 새겨볼 수 있는 곳으로 만해마을과 심우장 따위가 꼽히지만 그의 삶과 철학을 곰곰이 새겨볼 곳은 특히 남한산성만해기념관이라 할 만하다    

 

다만, 사설박뮬관의 한계로 재정이 열악한 탓인지 전시장이 깔끔한 정리가 되어 있지 못하고, 문화해설의 여지가 없는 것과 빈약한 주차장 시설이 아쉬울 따름이었다. 그럼에도 한걸음 나들이로 만해 선사의 큰 뜻을 새겨볼 수 있음은 참으로 다행이라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