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삽살개가 조선시대 그림에도 등장합니다. 바로 조선 후기의 도화서 화원 김두량(金斗樑, 1696~1763)이 1743년(영조 19) 6월 초하루에 그린 “삽살개”가 그것이지요. 영조임금이 “사립문에서 밤을 지킴이(柴門夜直) / 네 소임이거늘(是爾之任) / 너는 어찌하여 길에서도(如何途上) / 대낮에도 짖어대느냐.(晝亦若此)”라는 화제를 써줄 정도로 총애했는데 ‘남리(南里)’라는 호도 직접 지어주었습니다.
고개를 쳐들고 입을 벌려 짖는 모습을 옆에서 화면에 꽉 차게 그렸습니다. 활달하면서도 생동감이 넘치는 이 그림은 개의 표정을 실감나게 그려 마치 컹컹 소리가 들리는 듯하지요. 또한 가는 붓을 반복적으로 써서 삽살개 특유의 털 모양을 한 올 한 올 섬세하게 표현함으로써 생생한 느낌을 잘 살려줍니다. 가운데 접힌 자국으로 화첩에 들어있던 그림임을 알 수 있는데, 김식, 정선, 윤두서, 이징, 이하영, 심사정 등 30명의 영모화로 구성된 화첩에 속한 그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