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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김두량의 “삽살개” 그림, 영조가 화제를 써주었다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3530]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우리나라 토종개인 삽살개는 천연기념물 제368호로 지정되었는데, 신선개 또는 선방(仙尨)이라고 불렀으며, 머리가 크고 털이 길어 사자 같다고 해서 '사자개'라고도 했습니다. 그뿐만이 아니라 우리 겨레는 삽살개를 신령스런 동물로 여겼고, 귀신을 쫓는 영물(靈物)로 여겼지요. 또 신라 김유신 장군은 삽살개를 군견(軍犬)으로 싸움터에 데리고 다녔고, 신라 제33대 성덕왕의 큰 아들인 김교각 스님은 당나라로 떠날 때 삽살개를 데리고 갔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그 삽살개가 조선시대 그림에도 등장합니다. 바로 조선 후기의 도화서 화원 김두량(金斗樑, 1696~1763)1743(영조 19) 6월 초하루에 그린 삽살개가 그것이지요. 영조임금이 사립문에서 밤을 지킴이(柴門夜直) / 네 소임이거늘(是爾之任) / 너는 어찌하여 길에서도(如何途上) / 대낮에도 짖어대느냐.(晝亦若此)”라는 화제를 써줄 정도로 총애했는데 남리(南里)’라는 호도 직접 지어주었습니다.



고개를 쳐들고 입을 벌려 짖는 모습을 옆에서 화면에 꽉 차게 그렸습니다. 활달하면서도 생동감이 넘치는 이 그림은 개의 표정을 실감나게 그려 마치 컹컹 소리가 들리는 듯하지요. 또한 가는 붓을 반복적으로 써서 삽살개 특유의 털 모양을 한 올 한 올 섬세하게 표현함으로써 생생한 느낌을 잘 살려줍니다. 가운데 접힌 자국으로 화첩에 들어있던 그림임을 알 수 있는데, 김식, 정선, 윤두서, 이징, 이하영, 심사정 등 30명의 영모화로 구성된 화첩에 속한 그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