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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 하나가 -《두만강여울소리》시비 제막에 부쳐

연변조선족문학창 / 석화시 감상과 해설 7

[우리문화신문=석화 시인]


 


     돌 하나가

    -두만강여울소리시비 제막에 부쳐



            하얀넋 한줄기 쫓아

            서둘러 달려가던 바람이

            잠간 여기 발길 멈추었다가

            하나의 돌로 굳어졌습니다.

 

            여울목마다에서 구슬프던

            옛님의 노래가락이

            가져시지 않는 체증으로

            텅 빈 가슴 반공중에

            드리워져 있는데

 

            흘러가는 물결과

            흘러가는 구름과

            흘러가는 세월과

            흘러가는 모든것들을

            그저 묵묵히 바라보고만 있는

            돌  하나

 

            두만강 여울소리에

            가만히 귀를 연

            돌 하나가

          “나랑

            좀 쉬였다 가시지요

            옷자락을 잡습니다.






해설

이는 시비제막회에서 읊은 즉흥시다. 여기서 은 여러가지 상징적의미를 띠는데 시비제막회에 드린 작품이라 할 때 한수의 시로도 볼수 있다. “하얀 넋 한줄기 쫓아/ 서둘러 갈려가던 바람이즉 백의겨레 넋을 따라 준비없이 달리던 시인이 잠간 여기 빌길 멈추었다가? 하나의 돌로 굳어졌습니다.” 다시 말하면 잠간 여기서 시상을 굳히다가 한수의 시로 굳어졌다는 것이다.


그러나 물결도 그림도 세월도 흘러가고 시풍도 흘러갈 때 은 사색에 잠지 않을 수 없었다. 나도 역시 흘러가야 하는가? 아니다. “. “는 흘러야 할 때 흐를 것이다. 하여 두만강여울소리에 / 가만히 귀를 연 / 돌 하나가 / ‘나랑 / 좀 쉬였다 가시지요’ / 옷자락을 잡습니다.”라고 읊조린다. 시풍이여, 류파여, 나 하나의 은 하나의 시풍, 하나의 류파이다. 나는 나대로 갈 것이다. 그러면서 나는 시풍의 옷자락을 잡다. “나랑/ 좀 쉬였다 가시지요이는 나도 좀 쉬고 너도 쉬고 가자는 간곡한 부탁이다. 왜 쉬자고 하는가, 왜 함께 쉬여야 하는가, 왜 쉰 후에 또 가자고 하는가, 독자는 저마다 제 나름대로의 풀이가 있을 것이다.


시인은 현대파수법을 아주 훌륭하게 시에 도입하고 있다. 상징의 몽롱, 이미지의 교차는 자연스럽게 시에 흐르고 있다. 그러나 시 전반은 현실에 마주서서 읊은 것이지 내심의 독백이 아니다. 그러므로 이 시는 현대파수법을 도입한 재치있는 사실주의시다.         

                    리복, “12<두만강여울소리> 수상작품평문학과 예술1995년 제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