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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팝나무의 하이얀 순결과 무르익은 봄

[정운복의 아침시평 5]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봄이 무르익고 있습니다.

벚꽃이 폭발하듯 피었다가 꽃비 되어 장엄하게 스러져가고

남은 대지엔 조팝나무가 하이얀 순결을 이어받았습니다.

이제 곧 아카시아와 라일락의 향기가 진동하겠지요.




봄에 돋아나는 생명의 잎은 유난히 싱그럽습니다.

그 아기 손 같은 연한 새싹이 두꺼운 대지를 밀어내는 것을 보면

자연에 깃들어 있는 위대함이 느껴집니다.

 

작년에 화사한 꽃을 피웠던 백합이 뾰족뾰족 얼굴을 내밀고

주인의 배려로 겨우내 실내에서 동사를 면했던 달리아와 칸나도

분주히 싹을 틔워 올렸습니다.

참 좋은 계절이지요.




산이 푸르러지고 있습니다.

봄의 푸름은 같은 푸름이 아니어서

이맘때의 산의 색을 흉내 내기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천재적인 미술가가 있어 색의 마술을 부린다고 한들

여기저기서 색색으로 수놓아지고 있는 자연을 모방하기는 쉬워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니 찬란한 색을 감탄으로 바라볼 수 있어야 합니다.

다 썩어가는 고목에 생명의 새싹이 돋아난다는 것은 희열입니다.

그러니 인고의 세월, 겨울의 절망을 딛고 일어서야 합니다.

우울한 마음을 버리고 삶의 환희를 노래할 수 있어야 합니다.

 

봄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