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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의 대함대가 부산을 칠 것이라는 소문

소설 "이순신의 꿈꾸는 나라2" 애정의 장3

[우리문화신문=유광남 작가]  사실 원균의 이러한 자세와 변화에 대해서 익숙하지 않고 가장 낮선 것은 김충선이었다. 예전의 원균은 무식하다고 밖에는 볼 수 없는 장수였다. 그는 용감한 군인 정신을 지니고는 있었지만 독선적인 장군이었다. 주변의 조언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자기 방식만을 고집했었다. 그런데 그는 완전히 달라져 있는 것이다. 누가 이러한 변화를 안겨 주었는지 김충선은 신기했다.


명나라를 동원하는 겁니다.”

명나라 수군을?”

명나라는 이번 전주와 남원성에서 크게 패하였습니다. 조선과 명나라 연합군이 상당한 타격을 입었지요. 그걸 만회하기 위하여 부산 기습을 제안하는 겁니다. 마침 명나라 제독이 진린으로 교체되어 시점도 좋습니다.”


원균이 감탄하였다.

이야! 정도령은 어찌 그렇게 대갈빡이 잘 돌아가는 거요.”

신임 명나라 제독 진린은 자부심이 강하고 명예를 존중하는 장수입니다. 성질이 더럽다고 소문은 났습니다만 그와의 결합은 그리 나쁜 포석은 아닙니다.”

이순신이 물었다.

다른 하나는 어떤 것이요?”

정도령은 주저하지 않고 다른 방책에 대하여 말문을 열었다.


일본은 명량의 대참패로 그 후유증이 매우 클 것입니다. 허장성세(虛張聲勢)로 이순신의 대함대가 부산을 칠 것이라는 소문을 확대하는 겁니다.”

옳지. 그래서 부산의 적들이 꽁무니를 빼도록 만드는 것이구려.”

그렇습니다. 하지만 이 두 전략에는 각기 맹점이 존재합니다.”

원균이 침을 삼켰다.



내가 보기에는 둘 다 완벽한데 어떤 문제가 있소?”

후자의 경우 일본군들이 배를 타고 도주하면서 남은 수송선을 모조리 불태울까 염려스럽습니다. 우리의 목적은 수송선을 탈취하는 것이 아닙니까.”

, 그렇군. 하면 전자는?”

명나라에게 우리의 전략이 노출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만일 명나라가 우리의 일본 본토 기습을 알게 되면 어떤 형국으로 돌변할지 모릅니다.”


이순신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어떤 형국으로의 돌변이라 함은?”

지난 명나라와 일본 간의 교섭에서 어떤 내용이 오고 갔는지 알고 계십니까?”

원균이 어리둥절하여 물었다.

그걸 우리가 어찌 알겠소? 명나라와 일본의 비밀 회담을. 정도령은 아시는 모양인데 설명 좀 해 주시오. 당상관들도 전혀 모르고 있는 내용 아닙니까.”


정도령은 나지막한 어조로 분개하였다.

명나라 심유경은 대단한 책략가입니다. 그는 명나라와 일본의 교섭을 추진하며 조선을 중국의 속국으로 소개하고 일본에게 일부 지방인 경상, 전라, 충청 등을 넘기고, 그 나머지를 명나라가 차지할 계교를 획책하였지요.”


전혀 들은바가 없는 외교 기밀이었다. 이순신의 눈에서 노기가 뿜어졌다.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던 것이기는 하지만 참기 어려운 그들 간의 거래였다. 조선을 두고 일본과 명나라 간의 거래가 이루어졌다는 것은 이 나라에 대한 모독(冒瀆)이 아닌가. 힘이 없는 나라, 국력이 분산되어 있는 나라가 당해야 하는 치욕(恥辱)에 이순신은 저항해야 했다.

그 음모는 아직도 유효하단 말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