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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진족은 우리와 같은 민족

소설 "이순신의 꿈꾸는 나라2" 애정의 장4

[우리문화신문=유광남 작가 기자]


정도령은 단언(斷言)하였다.


어느 누구도 믿을 수 없는 것이 외교이고 정치입니다. 또 믿어야 하는 것도 외교이고 정치이지요. 작금에 명나라는 우리를 의심합니다. 일본과 조선이 힘을 합하여 명나라를 욕보일까 두려워합니다. 하지만 소생이 알고 있는 조선은 감히 그런 야합을 하지 못합니다. 그러면 일본과 명나라는 또 어떻습니까? 그들은 조선을 석권하기 위해서, 자기 나라의 이익을 위해서 서로 손을 잡을 수 있는 자세를 늘 고수하고 있습니다.”


좌중에 어둡고 무거운 침묵이 내려앉았다. 조선이 일본을 응징하기 위해서 출동 한다면 일본은 명에 대해서, 명은 조선에 대해서 어떤 입장을 고수할 것인가?


결국 책략가 심유경은 명나라와 일본의 교묘한 줄타기 끝에 황제를 기만한 죄로 처형당하고 말았지요. 중요한 것은 명나라가 한때 조선을 두고 협상을 벌렸다는 점입니다. 일본의 천황이 명나라에게 굴복한다면 명의 태도는 또 다시 달라질 겁니다.”


정도령의 설명을 듣고 있던 김충선이 오랜만에 입을 열었다.


그래서 우리에게 여진이 필요했던 것입니다.”


김충선은 그 부분 때문에 여진과의 담판을 짓기 위해 만주를 다녀온 것이었다. 소득이 없었다고 자책 하였지만 그때 이순신과 정도령은 달리 해석 하였다.

 

-돌아와 준 그것 하나로 족하다.-

-누르하치가 김장군의 능력을 알았으니 훗날 다시 손을 내밀어 요구할 것입니다.-

 

원균의 눈이 다시 커졌다.


누르하치가 여진을 통일하여 칸이 되었다고는 하지만 아직 명나라에 비하면 어림없는 군사력이 아니오? 과연 여진이 그런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겠소? 여진을 탐방하고 오셨으니 김장군이 알려 주시구려.”


김충선은 신중한 자세로 누르하치의 여진족에 대해서 말했다.


누르하치는 빈틈이 없는 칸이었습니다. 계략이 무궁하고, 군대의 엄격한 군기와 전략이 비범했습니다. 또한 부족 간의 단합 된 의식이 무엇보다도 강력한 힘으로 무장되어질 것으로 보여 집니다.”



정도령이 모두를 일깨워주는 말을 꺼냈다.


여진은 다른 민족이 아닙니다. 동이(東夷) 예맥족(濊貊族)은 우리 전 민족의 뿌리입니다. 조선과 여진은 한때 같은 민족이었습니다. 단지 역사의 오욕(汚辱) 속에서 갈라졌을 뿐입니다. 누르하치 역시 우리와 같은 핏줄입니다.”


김충선으로서는 처음 접하는 소리였다. 예맥족이라니? 동이란 또 무엇인가? 의혹이 잔뜩 어려 있는 김충선의 동공을 드려다 보면서 정도령이 미소 지었다.


김장군에게는 한가한 시기에 따로 한민족의 역사를 안내해 주도록 하겠소이다.”

김충선이 답하였다.

꼭 그리 해 주시오.”


다시 화제를 돌려서 정도령이 이순신에게 물었다.

어찌하시면 좋겠습니까?”


작전에 대한 장, 단점을 모두 이야기 했으니 결정을 내려 달라는 말이었다. 이순신의 장점은 오래 생각하는 것이다. 한데 목전의 상황은 여유가 있는 것이 아니어서 이순신은 쫓기는 심정으로 답변했다.

전자를 택하되 명나라의 동원을 요구하지 말고 부족한 화약과 화살 등 병장기의 협조만을 요구하는 것이 어떻겠소?”


정도령은 순간적으로 경악을 금치 못하고 말았다. 이순신은 정도령도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방안을 제시했기 때문이었다. 정도령이 넙죽 절하였다.

그리 하겠습니다.”


이순신은 대안을 내어 놓고도 불안한 기색을 보였다.

명나라에서 이런 우리의 제안을 받아 드려야 하지 않겠소?”


정도령은 빙그레 웃었다.

수군제독 진린이 만족하게 응할 수 있는 비책이 있습니다.”

이순신을 비롯한 원균과 김충선의 표정이 밝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