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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해군은 너무 놀라 말에서 낙마할 뻔하였다

소설 "이순신의 꿈꾸는 나라2" 애정의 장5

[우리문화신문=유광남 작가 기자]


광해군은 너무 놀라 말에서 낙마할 뻔하였다.


이럴 수가 있는가?”

명나라 사신 사헌이 영의정 유성룡의 곤장을 때렸다는 소식을 접한 세자는 망연한 표정을 지었다. 오성대감 역시 말문이 막힌 듯 탄식만 연발했다.

영상이 그런 화를 당하시다니! 고금을 통하여 이런 사태가 또 어디에 있겠습니까? 해도 너무 하는 것이지요.”



광해군은 오성대감 이항복과 병마사 깅응서 장군 등의 수행을 받으면서 남하하는 도중 충주에서 전갈을 받게 된 것이다. 김응서 역시 명나라 장수에게 곤욕을 치룬 적이 있는지라 분개해 마지않았다.

명나라 장수들이나 사신들이 조선의 관리들을 너무 무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잠시 휴식을 취하고 다시 가도록 합시다.”


광해군은 말을 잠시 멈추게 하고 손짓을 하여 호위병사 중 한 명을 불렀다. 약간 가녀린 체격이었으나 걸음걸이는 씩씩해 보이는 병사가 광해군의 면전으로 왔다.

서애대감이 명나라 사신에 의해서 곤장을 맞았다고 하오.”

광해군이 유성룡에 대한 소식을 호위병사에게 전달했다. 호위병사는 무척 놀란 얼굴로 탄성을 토해냈다.

맙소사. 어떻게 그런 일이 발생할 수 있는 겁니까?”


목소리가 여자였다. 장예지는 남장을 하고 광해군의 호위병사로 변신하여 따르고 있는 중이었다. 광해군은 주변의 시선을 의식하면서 손짓으로 신호를 보냈다.

목소리를 좀 낮춰.”

세자 저하, 이것은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되는 사건입니다. 사고도 이건 대형 사고에 해당합니다. 상감마마가 이래서는 안 되는 거 아닙니까?”

광해군은 어떤 변명을 해야 할지 사실 막막했다.


참담한 일이요. 조선의 영의정이 명나라 사신에게 장형을 당하다니! 아바마마가 어쩌자고 이런 망극한 일을 용인하셨단 말인가.”

호위무사 장예지가 눈물까지 글썽였다.

서애대감이 무사하실까요? 연로한 몸에 장형을 당하셨다면 위험하실 수도 있습니다.”


장예지는 유성룡의 불행을 떠올리자 이순신과 김충선이 연상되었다. 그들은 이 소문을 들었을까? 만일 진상을 알게 된다면 얼마나 괴로워 할 것인가? 이순신과 김충선, 그리고 유성룡은 조선의 역사에 중대한 역할을 담당할 인물이라는 것을 장예지는 예감하고 있었다. 어쩌면 그들은 새로운 하늘을 이제 열고자 할 수도 있을 것만 같았다. 생각이 여기에 미치자 장예지는 오싹 소름이 돋아났다.


혹시 이번 서애대감의 장형 사건은 그 개벽을 위한 포석이 아닐까? 우연인가? 아니면 고도로 계산 된 행동인가?’

오성대감 이항복이 광해군과 호위무사 장예지가 있는 자리로 터덜거리며 걸어왔다.

서애대감의 장형 사건으로 대궐이 온통 시끄럽답니다. 전란 중이기는 하지만 전국의 유생들이 격분하고 있다 하옵니다.”


일국의 재상이 사신에게 참변을 당하였으니 전국이 들썩이는 것은 당연한 처사였다.

우린 어쩌면 좋소?”

광해군은 오성대감에게 물었다. 계속 남하를 해야 하는 것인지 아니면 궁궐로 되돌아가야 하는 것이 좋을지 갈피를 잡을 수가 없었다. 오성 이항복은 궁리 끝에 답변을 내놓았다.

세자 저하는 본래의 계획대로 김응서 장군과 남하를 시도 하시고, 신은 한양으로 다시 올라가서 추이를 살핀 연유에 곧 뒤따르는 것이 어떨 런지요.”

그게 좋을 것 같소.”


광해군은 이항복의 안을 수용하여 그 길로 각기 갈라져서 길을 재촉하기로 했다. 호위무사 장예지는 광해군의 명령으로 바로 곁에서 밀착 수행을 지시 받았다. 병마사 김응서는 별로 장예지에게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가 광해군이 유독 챙기자 호위무사를 눈 여겨 보게 되었다.

남장여인이로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