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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보] 제주인의 성지 삼성혈



















[우리문화신문=최우성 기자] 제주도 제주시 이도동에 있는 삼성혈. 제주를 찾는 사람들이 보통 자연경관이 아름다운 유명 관광지만 찾을 뿐 제주인의 발상지로 여겨지는 이곳은 별로 찾는 이가 드물지만, 삼성혈은 제주 인문학의 시원과도 같은 곳이다.


화산이 분출하여 이루어진 제주는 섬의 한 가운데 높이 치솟은 한라산이 있고, 한라산의 주변에 수많은 기생화산이 있으며 섬은 위아래로는 좁게, 좌우로 길게 펼쳐진 타원형의 섬이다. 화산 분출 후 오랫동안 무인도였던 이곳에 사람이 살기 시작한 것은 고고학적 발굴에 따르면 구석기시대 까지도 거슬러 올라가지만, 제주인들은 이곳에 사람이 살게 된 것은 바로 이도동에 있는 삼성혈에서 3인의 성인이 솟아나면서 부터라고 믿는다.


그 3인은 고을나(高乙那) 양을나(良乙那) 부을나(夫乙那)로 알고 있으며, 이들은 한라산을 배경으로 수렵과 고기잡이로 살아갔다고 한다. 그런데, 이들에게 배필이 필요할 때가 되자, 먼 나라 벽난국에서 3인의 공주가 배를 타고 제주의 연혼포에  도착하여 3인의 성인들과 혼인하였고, 이들이 육지의 곡식을 가지고 들어오고 또 농경법을 전해주어 농사를 지으면서 살게 되었다는 것이다.


삼성혈이 지금처럼 성역화 되기 시작한 것은 조선 중기 중종때 제주목사로 부임한 이수동이 삼성혈 주변에 돌담을 치고 북측에 홀살문을 세워 성역임을 나타내고, 봄 가을로 제사를 지내면서 부터이다.  이후 1698년 절제사 유한명이 삼성전을 세우고, 1772년 양세현 방어사가 주변에 소나무를 많이 심어 숲을 조성하고, 제전을 마련하여 제사에 필요한 곡식을 조달하게 하였다. 그리고 1827년 이행교 방어사가 전사청을 짓고, 1849년 장인식 방어사가 숭보당을 지어 오늘의 규모가 되었다.


현재의 제례는 유교의 법식에 따라 진행되고 있으며, 혈(穴) 단에서 지내고 있으므로 혈제라고 부른다.  제주인의 시조로 모셔지는 삼성혈을 찾아보는 것은 제주의 인문학에 대한 이해를 깨닫게하는 것이다. 한국인의 조상들이 육지에서는 하늘에서 내려왔다는 천손사상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반면, 제주인은 자신들의 조상이 땅에서 솟구쳤다고 믿는 것은 무척이나 특이한 구조다. 그리고 그들이 가정을 이루는 과정 또한 특이하다. 이들의 배필들은 땅에서 솟아나지 않고, 또 하늘에서 내려오지도 않고, 배를 타고 왔다고 하니 말이다.


아무튼 제주만의 신화와 독특한 역사가 시작된 곳임을 알 수 있게하는 삼성혈은 제주의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찾는 것에 비할 수 없는 뜻깊은 여행이고 탐사다.


기자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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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성 기자

최우성 (건축사.문화재수리기술자. 한겨레건축사사무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