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제주 애월읍 어음리에는 천연기념물 제342호 “빌레못동굴”이 있습니다. 이 동굴은 산중턱에 자리잡고 있으며, 동굴 주위에 두 개의 연못이 있어서, 평평한 암반을 뜻하는 빌레라는 제주도 말과 연못의 못이 합쳐져 ‘빌레못’이라는 이름이 붙여졌지요. 동굴의 전체 길이는 11,749m로 세계에서 가장 길고, 미로가 매우 많으며, 화산활동에 의해 7∼8만 년 전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동굴 안에는 높이 28㎝의 규산주(규소와 산소ㆍ·수소의 화합물로 이루어진 기둥)와 길이 7m, 높이 2.5m의 공모양으로 굳은 용암이 있습니다. 땅에서 솟아오른 높이 68㎝의 용암석순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것이지요. 1973년에 발굴조사에서 수집된 석기는 대형석기인 찍개 3개, 박편도끼 4개, 격지석기〔剝片石器〕인 긁개 26개, 칼 12개, 첨기 2개, 송곳 1개, 부리형석기 1개, 홈날석기 2개, 톱니날석기 1개 등 모두 105점이나 됩니다.
빌레못동굴 유적은 남한에서는 처음으로 홍적세 동물화석과 함께 구석기가 발견된 매우 중요한 유적입니다. 또 빌레못동굴은 세계적인 용암동굴로서 동굴이 만들어질 때의 흔적을 다양하게 보여주고 있고, 대륙에서 사는 황금곰의 화석이 발견되는 등 학술적 가치가 매우 크지요. 현재 빌레못동굴은 동굴 생성물 따위의 보호를 위해 공개제한지역으로 지정되어 있어 관리 및 학술 목적 등으로 출입하고자 할 때에는 문화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출입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