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는 일제강점기 잡지 《별건곤》 제34호(발행일 1930년 11월 01일)에 나오는 “가을거리의 남녀풍경“ 가운데 김경선이란 사람이 쓴 전당국(典當局)이 원인”이라는 글 일부입니다. 이 글은 각계 사람들에게서 받은 글을 실은 것인데 주로 거리에서 보이는 남녀들 꼴불견 옷차림 얘기입니다. 특히 위 내용은 가난한 처지면서 마치 영화배우인 듯 죽어라고 양복만 입는데 집에는 양복장이 없어서 전당포에 맡기는 신세로 봄이 오면 겨울옷을 전당포에 맡기는 대신 춘추복을 찾아 입고, 겨울이 되면 춘추복을 전당포에 맡기고 겨울옷을 입는 사람들을 비꼬는 글입니다.
또 그 글 가운데는 “구역질 나는 남성”이라는 제목의 최의순 씨 글도 있습니다. 내용을 보면 “근년에 와서 서울에도-아니조선에도...라 할가-땀훔치노라 분주하면서도 복중(伏中)에 겨울 모자 쓰고 다니는 소위 모뽀라는 도련님을 흔히 볼 수 잇섯다. 그러나 제아무리 1930년식이라고 떠들어도 추동양복(秋冬洋服)을 닙고 하얀 맥고를 쓰고 다니는 비범(?)한 것은...”이라는 글도 있어 주제도 모르고 꼴불견 옷차림새를 하고 다니는 남성에 때해 쓴소리를 하기도 합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옷차림새가 양복 차림으로 굳어진 것은 1930년대의 잘못된 풍조 탓일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