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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오늘 토박이말] 수굿하다

(사)토박이말바라기와 함께하는 참우리말 토박이말 살리기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맛보기]수굿하다 / 이창수 (사)토박이말바라기 두루빛
 

[오늘 토박이말] 수굿하다

[뜻] 사람이 고개나 몸을 앞으로 조금 숙이다
[보기월] 저는 잘 모르지만 제가 수굿한 채 걷는다는 이야기를 가끔 듣습니다. 

 지난 닷날(금요일)까지 올려야 될 게 있어서 조금 늦게 배곳(학교)에서 나왔습니다. 올릴 것을 다 올리고 이바지하기(봉사활동) 할 때 쓸 것들을 챙겨서 수레에 싣고 나니 땀이 줄줄 흘렀습니다. 

  그렇게 일을 마치고 집에 들어가는 길에 만난 이웃 분께서 많이 지쳐 보인다며 푹 쉬라며 인사를 하셨습니다. 고맙다고 인사를 받고 왜 그런 말씀을 하셨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저는 잘 모르지만 제가 수굿한 채 걷는다는 이야기를 가끔 듣습니다. 아마도 제가 걸어오는 걸 보시고 그렇게 말씀을 하신 것 같았습니다. 바른 몸씨(자세)로 걷도록 더욱 마음을 써야겠습니다.^^ 
 
 엿날(토요일)은 여느 엿날보다 조금 일찍 일어났습니다. 집에서 챙겨 할 일도 있었고 이바지하기에 쓸 것 가운데 사야 할 것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낮밥을 조금 일찍 먹고 토박이말바라기 배움터로 갔습니다. 짐을 다 올리지도 않았는데 사람들이 왔습니다. 하겠다고 한 사람이 다 오지는 않았지만 꽃배곳 배움이(초등학생)부터 어머니까지 모두 열 일곱 사람이 배움터를 꽉 채운 느낌이었습니다. 

  토박이말바라기에서 하고 있는 일, 토박이말을 살리고 일으켜 북돋워야 하는 까닭을 알려 드리고 토박이말 놀배움을 했습니다. 그리고 토박이말 널알림감(홍보물)을 만들어 널알리기(캠페인)를 했습니다. 배움터에 올 때 빗방울이 떨어져서 널알리기를 못 하는 것이 아닌가 걱정을 했는데 날씨가 도와 잘 마칠 수 있었습니다. 

  밝날(일요일)은 아이들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을 찾는 데 길잡이를 해 준다는 곳에 다녀왔습니다. 배움이들은 말할 것도 없고 어버이들까지 많은 사람들로 북적일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사람들이 많지 않아 오히려 놀라웠습니다. 저는 몰랐던 것도 알게 되었고 아이들에게 도움이 될 여러 가지 알거리(정보)를 얻어 올 수 있어 보람이 있었습니다. 

  이 말은 움직씨(동사)로 쓰기도 하지만 그림씨(형용사)로도 쓰는데 1)고개나 몸을 조금 앞으로 숙인 듯하다, 2)기세나 기운이 조금 줄어든 듯하다, 3)사람이나 그 됨됨이가 부드럽고 조용하다는 뜻이 있습니다. 이 말보다 작은 말은 '소곳하다'입니다. 

  어떤 고장에 비가 엄청 많이 내려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하는데 아직 가뭄에 목말라 하는 고장도 있다고 합니다. 비도 좀 골고루 내리면 좋겠다는 어떤 분의 말씀처럼 되기를 비손하며 하루를 엽니다.

 -초란이는 몸을 수굿하게 기울이고 그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고려대 한국어대사전)
 -수굿하여 있던 고개를 쳐들며 지산이 힘차게 말했다.(김성동, 만다라)

4350해 더위달 열이레 한날(2017년 7월 17일 월요일) ㅂㄷㅁㅈ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