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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큰 바위 4면에 부처를 새긴 “굴불사지 석조사면불상”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3603]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경상북도 경주시 동천동 굴불사터에는 높이 약 3.5m의 보물 제121경주 굴불사지 석조사면불상 (慶州 掘佛寺址 石造四面佛像)”이 있습니다. 이 불상은 바위의 서쪽에는 아미타여래불(阿彌陀如來佛, 서방 극락정토의 주인이 되는 부처), 동쪽에는 약사여래불(藥師如來佛, 중생의 질병을 고쳐주는 약사신앙의 대상이 되는 부처), 북쪽에는 미륵불(彌勒佛, 먼 미래 나타나 세상을 구원한다는 부처), 남쪽에는 석가모니불을 각각 새긴 사방불(四方佛) 형태이지요. 삼국유사에 따르면 신라 경덕왕이 백률사를 찾았을 때 땅속에서 염불 소리가 들려왔다고 합니다. 그래서 땅을 파 보니 이 바위가 나왔고, 바위의 사방에 불상을 새긴 다음 절을 지어 굴불사라 하였다고 전합니다.


 

서쪽의 아미타여래는 몸만 돌기둥에 새겼고 머리는 따로 만들어 놓았는데 머리가 얼굴보다 커 꼭 모자를 쓴 것처럼 보입니다. 좌우에는 다른 돌로 보살입상을 세워 놓아서 3존불의 모습을 띠고 있지요. 동쪽의 약사여래는 양 발을 무릎위로 올리고 앉아 있는데 몸 전체를 앞으로 숙였습니다. 또 북쪽면의 오른쪽에는 도드라지게 새긴 보살입상이 서 있고, 왼쪽에는 6개의 손이 달려있는 관음보살을 얕은 선으로 새겼지요. 남쪽면은 원래 3존상으로 되어 있었는데 일본인들이 오른쪽 보살을 완전히 떼어 가고 가운데 본존상은 머리를 떼어갔다고 합니다.

 

이처럼 입체 표현, 오목새김과 돋을새김, 앉아있는 좌상과 서있는 입상의 표현에 변화를 주어 자리잡게 한 점은 매우 특이하지요. 풍만하고 부드러우면서 생기를 잃지 않은 솜씨를 볼 때 남북국시대(통일신라) 초기의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는 작품이라고 합니다. 기록이 전하는 사면불상으로 사면불의 연구에 중요한 자료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