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은 최초의 주자학자로 일컬어지는 안향(安珦, 1243∼1306) 영정인데 이 영정은 고려시대 초상화 화풍을 알 수 있어 회화사 연구에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귀중한 작품으로 평가받지요. 그림 윗부분에 있는 안향의 아들 안우기(安于器)가 쓴 찬문에 따르면 이 영정은 안향이 죽은 지 12년 뒤인 1318년(충숙왕 5)에 학교를 세운 공을 치하하여 충숙왕의 명으로써 이루어진 것입니다. 이 영정은 지금 경북 영주시 순흥면 소수박물관에 고장되어 있습니다.
초상화 가운데 여인상은 그 예가 적은데 후대에 본떠서 그린 것으로 일본 천리대도서관 소장인 〈하연부인상(河演夫人像, 고려 문신 이존오의 딸)〉과 〈조반부인상(趙胖夫人像)〉 그리고 강세황이 그린 〈복천오부인 86세진(福川吳夫人八十六歲眞>이 있을 정도입니다. 참고로 조선시대 초상화의 특징은 사팔뜨기 영의정까지도 그대로 그린 극사실화(極寫實畵)와 대상 인물의 정신세계까지도 그린다는 전신사조傳神寫照)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