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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과학적인 설계로 장중한 소리를 들려주는 한국의 종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3610]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국보 제29성덕대왕신종(聖德大王神鐘)” 소리를 들어보신 적이 있나요? 영화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서양 교회당의 가벼운 종소리와는 달리 봉덕사종 또는 에밀레종이라고도 부르는 성덕대왕 신종은 장중하면서도 맑은 소리와 유난히 길면서도 신비스러운 소리를 들려주어 듣는 사람을 꼼짝 못하게 하는 매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 성덕대왕 신종은 한국종의 대표로 꼽히는 것이지요.

 

세계의 모든 종 가운데 오직 우리나라 종에만 있는 독창적인 것이 바로 종 상부에 있는 음관(音管)과 종구(鐘口) 바로 밑에 파인 명동(鳴洞)이라고 합니다. 음통(音筒) 또는 용통(甬筒)이라고도 하는 음관은 종의 음질(音質)과 음색(音色)을 좋게 하는 구실을 한다고 하지요. 또 명동 곧 울림통은 종을 때렸을 때 정상음이 끝난 뒤 센소리가 사라지고 긴 여운이 남도록 합니다. 그런데 성덕대왕신종은 어린아이 우는 소리와 비슷한 168Hz의 음파만이 남아 이 때문에 에밀레종이라는 별명이 붙게 되었을 것입니다.



 

교학사에서 펴낸 전통 속에 살아 숨 쉬는 첨단 과학 이야기, 윤용현, 2012를 보면 우리나라 종은 위에 음관을, 아래에는 명동을 만들어두어 종 몸통에서 나는 소리뿐만 아니라 하늘과 땅 그리고 사람에게 전파되어 나가는 방법까지 염두에 두고 과학적인 설계하였음을 알 수 있다고 합니다. 또 우리나라 종은 현대과학으로도 창조해내기 어려운 합금주조기술, 청동주물기술, 소리와 진동을 다루는 기술이 집약되어 오묘하고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 불교 예술과 과학의 결정체라고 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