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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패랭이꽃의 순수를 닮은 마음으로 시작한다

[정운복의 아침시평 13]

[우리문화신문=[정운복의 아침시평 13]


저는 들꽃(야생화)을 잘 알지 못하지만 좋아는 합니다.

들꽃 가운데서도 특히 패랭이꽃을 좋아합니다.

어린 시절 고향집 논과 밭에 가려면 들길에 곱게 피어있던 패랭이 꽃

그 고운 빛깔의 앙증맞은 꽃에 발걸음이 무뎌지곤 했습니다.


 

옛날 서민들이 쓰던 모자를 패랭이라고 합니다.

꽃이 꼭 그 패랭이 모자를 닮아 붙여진 이름인데,

대나무처럼 줄기에 마디가 여러 개 나 있어서 석죽(石竹)이라고도 불리지요.

감사의 꽃인 카네이션이랑 많이 닮았는데 둘 다 같은 석죽과 패랭이속입니다

 

이 꽃을 만나려면 햇빛이 충분한 오래 묵은 넓은 풀밭이나 무덤가로 가야 합니다.

특히 사람 손이 잘 닿지 않는 곳이면 만날 확률이 높습니다.

특히 패랭이꽃은 군락을 이루는 듯 하면서도 서로 조금씩 거리를 두고 서식하니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적당함이 멋스런 꽃이지요.

 

패랭이꽃은 우리나라 전역에 분포하며

거친 황무지에도 잘 자라는 강인한 생명력을 갖고 있습니다.

단원(檀園) 김홍도도 패랭이를 즐겨 그렸다고 하니

오랫동안 우리 곁을 지킨 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정원에서 피어난 꽃처럼 화려함은 없지만

산기슭이나 들녘에서 강한 생명력으로 피워 올린 순박한 웃음이 좋은 꽃이지요.

 

누가 보아주지 않아도

그저 평범한 풀밭에 청초한 모습으로 피어난 순수의 결정

꾸미지 않아도 멋스러움이 내재되어 있는 모습이 참 좋습니다.

오늘 아침도 그런 순수를 닮고 싶은 마음으로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