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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공연과 전시

경기12잡가 4곡, 포천에서 울려퍼지다

[공연] 경기명창 박영실의 묵계월류 경기12잡가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긴잡가라 부르기도 하는 경기12잡가는 앉아서 부르기에 좌창(坐唱)이다. 그러나 사설이 길기도 하려니와 소리가 느리고 높낮이가 완만하여 어려운 노래에 든다. 그래서 민요를 부르는 소리꾼들은 어느 경지에 다다르기까지는 망설이는 게 보통이다. 그런데 어제(726) 국가무형문화재 제57호 경기민요 이수자면서 ()영평팔경소리보존회 이사장인 박영실 명창의 경기12잡가발표회가 저녁 5시 포천문화원 대강당에서 열렸다.



 

서울의 국가중요무형문화재 공연장도 아니고 시골의 작은 공연장에서 열린다니 많은 사람들이 의아해 했다. 그러나 공연이 시작되자 청중은 입을 다물었다. 박영실 명창 혼자도 아니고 제자 12명과 함께 힘차게 부르는 경기12잡가 소리에 매료가 돼버린 것이다. 그것도 한 곡이 아닌 적벽가, 출인가, 방물가, 선유가 등 4곡을 모두 완창 한 것이다.

 

중간에 누구나 아는 경기민요로 흥을 돋우기도 했지만 공연의 중심은 어디까지나 12잡가 였다. 공연을 해설 해준 한국전통음악학회 서한범 회장(단국대 명예교수)은 공연이 끝난 뒤 이렇게 수준 높은 소리를 포천에서 들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면서 그동안 박영실 명창을 비롯하여 이들 소리꾼들의 노력이 얼마였을지 가히 짐작하고도 남는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공연은 경기12잡가 말고도 김복임 외 3명의 노랫가락청춘가태평가밀양아리랑“, 고춘자 외 3명의 방아타령잦은방아타령, 곽정금 외 2명의 사발가닐리리아, 김용등외 3명의 한강수타령개성난봉가가 있었다. 찬조출연으로는 국가중요무형문화재 제57호 이수자 박매자와 신월숙 명창의 창부타령이 빛을 더해줬고, 박영실 명창이 정선아리랑한오백년궁초댕기를 불러 마지막까지 청중을 위해 정성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리고 공연의 끝은 출연자 모두가 나와 박영실 명창이 만들어내고 15년 동안 전승을 이어온 영평팔경가 가운데 수월정신으로 장식했다.

 

이날 공연을 본 포천시 선단동의 정명숙(62) 씨는 처음 듣는 경기12잡가였지만 사설을 자막으로 보여주고, 서한범 교수님의 쉽고 맛깔스러운 해설이 있어서 공연을 보는데 어려움은 없었다. 이런 작은 도시에 수준 높은 소리를 들을 수 있게 해준 박영실 명창이 참으로 고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