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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민족

《서간도에 들꽃 피다》 제7권 나와, 여성독립운동가 140명 삶 담아

하와이 여성독립운동가 발자취 등 현장 취재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온 겨레가 기쁨에 겨워 목청껏 만세를 불렀던 광복절 제72주년이 코앞에 다가왔다. 그러나 광복절을 누구보다도 반겼던 여성독립운동가들은 아직 그늘에서 나오지 못한 분들이 많다. 국가보훈처(20177월 현재) 자료에는 14,651분이 서훈자로 밝혀졌으나 이 가운데 여성은 겨우 292분뿐이다.

 

그나마도 우리가 알고 있는 여성독립운동가는 고작 유관순 열사 등 몇 분에 그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고 여성독립운동가를 널리 알려야한다고 목청을 높여온 시인이 있다. 여성독립운동가들의 발자취를 찾아 서간도에 들꽃 피다라는 책 속에 그 분들의 삶을 소개하고 있는 이윤옥 시인이 그 주인공이다.

 

이윤옥 시인은 지난 2010년부터 여성독립운동가를 발로 뛰어 찾아내 한 권에 20분 씩 서간도에 들꽃 피다를 펴냈으며 지난 7월 말에 제7권을 펴냈다. 1권에서는 안중근 의사의 어머니 조마리아 애국지사를 소개하며 쓴 시가 큰 반향을 일으켰고, 이는 팝페라 가수 듀오아임이 비장한 톤으로 노래해 유투브 등에서 큰 인기를 얻기도 했다.

 

들리되 보이지 않는

깊은 절망의 나락에서

고통의 바다에서

들려오는 동포의

피 끓는 심장 박동소리

한줄기 빛 삼아

뛰어든 만세운동

광복으로 열매 맺었네


 

이는 제7권에 나오는 맹인의 몸으로 만세운동에 앞장섰던 심영식(1896~1983) 애국지사에 대한 이윤옥 시인의 시다. 이번에 펴낸 여성독립운동가를 기리는 시집 서간도에 들꽃 피다7권에는 탑골공원에서 독립을 외친 가파도 소녀 고수선”, 기생의 몸으로 만세운동 앞장선 이벽도”, 칠순 노구로 독립을 목청껏 외친 오신도”, 황해도 재령의 만세운동을 이끈 박원경”, 피로써 대한의 독립을 맹세한 나이팅게일 이정숙등 모두 스무 분의 여성독립운동가들의 이야기를 시와 해적이(연보)로 소개하고 있다.

 

특히 이번 서간도에 들꽃 피다7권에는 이윤옥 시인이 직접 하와이 독립운동의 현장답사를 통해 대한부인구제회 회장을 지낸 황마리아 지사를 비롯하여, 전수산, 심영신, 박신애 등 4명의 여성독립운동가를 소개한 점이 눈에 띈다. 전수산 애국지사의 경우는 후손인 티모시 최 선생을 만나 할머니 전수산 지사의 이야기를 들었으며, 전수산 지사가 묻힌 하와이 다이아몬드산 아래 공원묘지를 찾아 뫼절(참배)을 하고 꽃을 바쳤다.


 



또한 하와이 초기 이민자로 사탕수수밭에서 힘든 노동을 하며 독립자금을 모아 상해 임시정부에 자금을 보낸 독립지사들이 살던 한국인의 집 전시관을 눈물겹게 돌아보았으며, 이덕희 하와이이민연구소장으로부터 당시 여성독립운동가들의 이야기와 많은 자료를 받아 실었다.

 

그뿐만 아니라 핏덩이를 안고 광복군으로 활동한 유순희생존 애국지사를 직접 찾아가 근황을 묻고 당시의 증언을 듣는가하면, 중국인으로 조선의 독립운동가로 활약한 송정헌 지사의 후손을 만나 대담을 하는 등 모두 스무 분의 여성독립운동가의 활동을 서간도에 들꽃 피다7권에 낱낱이 소개하고 있다.


 

이 책 서간도에 들꽃 피다는 시집 형태지만 여성독립운동가들을 다룬 역사책에 가깝다. 이 책은 현재까지 제7권에 여성독립운동가 140분을 다뤘다. 이렇게 많은 여성독립운동가를 톺아본 책은 이윤옥 시인의 서간도에 들꽃 피다가 유일하다.

 

이윤옥 시인은 앞으로 전 10권을 통해 200분의 여성독립운동가들을 소개할 예정인데 이 책을 통해 여성독립운동가들의 눈물겨운 독립운동의 삶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가 직접 발로 뛰어 쓴 서간도에 들꽃 피다는 조국 광복을 위해 피울음을 토해냈던 항일여성독립운동가들의 용기와 헌신을 되새겨 보는 의미 있는 책으로 일독을 권한다.

 

서간도에 들꽃 피다7, 도서출판 얼레빗, 12000

 

 

하와이 지역에서 독립운동을 한 분들 잊어선 안 돼

[대담] 서간도에 들꽃 피다7권 지은이 이윤옥 시인


 

- 이번에 서간도에 들꽃 피다7권을 내놓았다. 소감은?

 

책을 한 권 한 권 씩 낼 때마다 더욱 발걸음이 무거워짐을 느낀다. 갈수록 자료가 부족하다보니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여성독립운동가들의 발자취를 쫓고 있다. 그러다 보니 시간이 배로 걸린다. 1년 동안 뛴 결과물이라 만들고 보니 감회가 새롭다.”

 

- 이번 제7권에서 특히 기억할만한 인물이 있는가?

 

물론이다. 책 한권에 들어있는 스무 분의 여성독립운동가들은 한 분 한 분이 모두 소중한 분들이다. 구태여 기억할만한 인물을 들라하면 하와이 지역에서 독립운동을 한 네 분을 기억하고 싶다. 박신애, 심영신, 전수산, 황마리아 지사 등이 그들이다.

 

나라밖에 나가 살아 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자신이 살기도 어려운데 빼앗긴 나라를 위해 기꺼이 지갑을 열어 독립자금을 보탠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말이다. 상해 임시정부가 자금난으로 월세도 못내고 있을 때 하와이 여성들의 독립자금은 마른땅에 단비와 같은 것이었다. 뿐만 아니라 서로를 다독이며 조국 독립의 확신을 갖고 헌신한 그 삶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 책 집필에 가장 어려운 점은?

 

여성독립운동가들은 나라 안에서도 헌신했지만 중국이나 일본, 하와이 등 나라 밖에서의 활동 또한 눈부시다. 하지만 나라밖으로 이들의 발자취를 찾아 나서기란 쉽지 않다. 경비 문제가 가장 큰 걸림돌이다. 또한 여행사를 통한 투어여행이 아니라 떠나기 전 철저한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 그러나 나라밖에서 조국의 독립운동에 헌신한 분들의 답사는 포기할 수 없는 일이라고 본다.”


-앞으로도 계속 작업을 할 것인가?

 

그렇다. 10권에 200분의 여성독립운동가를 소개하는 것이 목표다. 고지가 바로 저기 같지만 너무나도 힘이 들어 포기할까 하는 생각도 여러 번 했다. 하지만 나의 이러한 작업에 음으로 양으로 도와주는 지인들의 보이지 않는 응원에 힘입어 중단하지 않고 지속하리란 다짐을 해본다. 독자들의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