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1927년 12월 20일 치 잡지 <별건곤 제10호>에 나오는 글입니다. 국밥집에 앉아 15전짜리 국밥하나를 시켜 먹는 동안에 성냥장사 등 잡상인들이 물건을 팔아달라고 하는 게 안쓰럽기도 하거니와 조금은 힘이 든다는 이야기입니다. 일제강점기에도 국밥은 일반 서민들에게 인기가 있었나 봅니다. 적은 돈으로 배불리 먹을 수 있는 음식이니 인기가 있었을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부산의 돼지국밥, 대구의 따로국밥, 전주의 콩나물국밥, 서울의 순대국밥, 경남의 수구레국밥 등 이름은 달라도 여전히 ‘국밥’은 대중에게 사랑받는 음식이지요. 서울ㆍ경기 지방에서는 다소 생소한 창녕의 ‘수구레국밥’은 소의 가죽과 고기 사이에 있는 살인 ‘수구레’를 이용하여 끓이는 국밥을 말합니다.
고기와 가죽 사이인 만큼 꼬들꼬들한 식감이 느껴지며 질기면서도 씹을수록 구수한 맛이 나 한번 맛들인 사람들은 반드시 다시 찾는다고 하지요. 수구레국밥은 콜레스테롤이 낮고 콜라겐이 많아 피부에도 좋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보부상들의 주 활동 지역이던 창녕은 경상도 최대 규모의 장터로 꼽혔는데 특히 우시장이 있어 소 부산물들이 넉넉해서 수구레국밥을 많이 끓여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소 잡뼈와 갖은 양념, 대파, 콩나물, 선지 등을 가마솥에 넣고 푹 삶아 우려낸 육수에 수구레를 더해내면 생김새는 영락없는 해장국이지만 빨간 국물 속에 쫄깃하면서도 구수한 수구레가 숨어있는 게 별미라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