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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가온길엔 한글에 관한 엄청난 역사가 있다

훈민정음 박사 김슬옹, 《역사가 숨어있는 한글 가온길 한 바퀴》 책 내놔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서울 광화문 세종대왕 동상과 세문문화회관 주변엔 한글가온길이란 것이 있다. 여기서 가온이란 가운데’, ‘중심이란 뜻의 우리 토박이말이다. 따라서 한글가온길이 세상 중심으로 한글 관련 유적이나 발자취가 있는 길이라는 뜻이다. 서울시는 지난 2013년 한글 우수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 광화문 세종대로 주변을 한글가온길로 지정했다.

 

이 가온길에는 세종대왕 동상으로 시작하여 훈민정음 창제의 산실 경복궁 수정전, 한글학회, 주시경 집터 등 한글과 관련된 장소들이 모여 있다. 이 가온길 답사를 끊임없이 진행해온 사람은 바로 훈민정음 으뜸학자로 정평이 나있는 김슬옹 박사다. 그는 2013년 서울시에서 힌글 가온길을 지정하자 국어단체연합 국어문화원과 함께 답사모임을 제안, 직접 해설하고 이끌어 벌써 30회를 넘어서게 됐다. 서울시는 물론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답사길에 정성을 쏟은 것이다.

 

이에 김슬옹 박사는 답사를 바탕으로 아이들을 위한 역사가 숨어있는 한글 가온길 한 바퀴라는 책을 해와나무(출판사)을 통해서 펴냈다. 우리 국민 대부분은 한글에 대해서 잘 안다고 착각한다. 그러나 정작 한글에는 어떤 엄청난 비밀이 숨어 있는지, 훈민정음 탄생시킨 장소는 어디였는지, 한글 연구에 주춧돌을 놓은 주시경 삶터의 생가는 어디인가 따위에 대한 것은 아는 사람이 별로 없다. 그래서 이 책은 그런 우리국민이 꼭 알아야 할 한글 지식에 대해 쉽고 재미있게 풀어내기 위한 노력이다.

 

책을 열면 맨 처음 세종에 대한 많은 지식을 풀어놓는다. 세종은 책벌레였는데 세종 으뜸 업적은 뭐니뭐니 해도 한글 발명이다, 세종과 최만리의 한판 승부, 세종을 도운 집현전 학사들 따위의 내용들에 대해 쉽게 알려주고 있다. 더 나아가 세종을 도와 훈민정음 창제에 큰 도움을 준 정의공주와 신미대사 같은 이들에 대해서도 설명해준다.

   


그뿐만이 아니다. 셋째마당 한글 글자 마당에서는 한글에 숨어 있는 과학성과 실용성, 한글 창제의 비밀, 한글로 담아내는 11,172자의 과학성 따위를 이해하기 쉽게 풀어놓아 이 책을 읽는 어린이들이 한글에 대한 기본 원리를 터득할 수 있도록 배려를 해놓은 점도 칭찬할 일이다.

 

그밖에 이 책은 훈민정음이 지금의 한글이 되기까지 알아둬야 할 역사, 곧 왕실 여성들이 주로 썼던 한글 편지, 백성이 한글로 관리를 비판한 사건, 연산군의 한글 탄압 따위를 얘기해 주고 있으며, “한글이란 말을 처음 만든 주시경 선생, 한글을 목숨처럼 여긴 최현배 선생, 한국인보다 더욱 한글을 사랑한 헐버트 선교사에 대한 이야기들을 흥미진진하게 들려주고 있다.

 

물론 이 책에도 아쉬움은 있다. 책에 너무나 많은 정보를 담으려 애쓴 나머지 사진이나 삽화가 작아진 곳들이 있어 약간의 답답한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단점은 이 책의 훌륭함을 뒤엎지 못할 정도의 작은 부분일 뿐이다. 특히 이 책을 넘겨보면 사실 아이들만을 위한 책으로 묶어둘 일이 아님을 알게 된다. 어른들도 함께 보고 한글에 대한 지식을 터득함은 물론 한글 사랑의 마음을 가져볼 수도 있게 해놓고 있다.



   

특히 이 책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삽화다. 맛깔스러운 그림으로 한글과 세종대왕에 대한 이해에 더욱 가까이 가도록 돕고 있다. 더구나 삽화가 지문은 사학도로서 충분한 바탕 속에서 그림을 그려냈기에 책의 진가를 높여주고 있다.

 

한국인으로 태어나 세계 으뜸 글자 한글을 가질 수 있었기에 스스로 자랑스러운 우리는 피서의 한 자락에 이 책을 아이들과 함께 읽는 보람을 가져보면 좋을 일이다.



 


서울시, 한글가온길 세계적 명소로 만들어 주었으면

[대담] 역사가 숨어있는 한글 가온길 한 바퀴지은이 김슬옹 박사




 

- 이 책을 내게 된 까닭은?


한글가온길 답사를 30회나 이끌면서 답사에 함께 한 이들이 굉장히 보람 있어 하는 것을 보면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한글가온길을 알려내야 하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다. 특히 한글가온길 답사는 어른보다는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더욱 필요한 것임을 깨닫게 되어 책을 쓰게 되었다.”

 

- 한글가온길 답사 30회를 이끌어 오면서 느낀 보람과 어려웠던 점은

 

한글가온길 답사를 이끄는 일은 내게 세속적인 도움을 주는 일은 아니다. 하지만, 현장에서 어린아이부터 할아버지, 할머니들과 함께 답사를 하면서 그들이 온몸으로 감동하는 모습에서 스스로 큰 보람을 느꼈다. 다만, 답사가 2~3시간 걸리는 고된 일정이어서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힘들어하기도 해 그걸 지켜보는 것이 안타까웠다.”

 

- 한글가온길 답사 30회를 맞아 하고 싶은 말은?

 

서울시가 가온길을 만들고는 제대로 관리를 하지 않고 있다. 만들 때만 반짝 지원을 한 것뿐이다. 하기에 따라서는 세종대왕 동상부터 경복궁 수정전, 주시경 집터 등을 잇는 이 가온길이 세계적인 명소가 될 수 도 있다는 생각이다. 서울시가 한글을 서울시의 자랑스러운 유산이라고 생각한다면 담당부서를 두고 끊임없이 업그레이드를 하고 서울시 차원의 답사 프로그램을 발전시켜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슬옹 박사는 대담 내내 한글에 대해 목숨처럼 사랑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함께 하면서 기자도 그에 철저히 동화된다는 느낌을 받은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을 것이다.

 

대담을 함께 한 삽화가 지문은 훈민정음 해례본 아동용 책을 낼 때 삽화가로 참여했는데 이를 보고 출판사에서 연락이 와 함께하기로 했다. 상황 구성을 위해 상상도 해가며 작업을 했다. 이런 역사에 관한 지식을 많이 접하고 공부할 수 있어서 참으로 보람 있었다. 앞으로도 이런 요청이 들어오면 흔쾌히 참여할 것이다.”라고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