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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공연과 전시

재산 600억과 온 몸을 던져 조국 구하기 나선 우당 6형제

서울 명문가 우당 6형제의 독립운동가 삶 집중 조명
서울역사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10월 15(일)까지 열려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6형제는 서간도로 떠나기 전 가산을 정리하고 노비문서를 불태워 노비들에게 자유를 주었다. 자유를 얻은 노비 중 20여 명은 6형제와 함께 서간도로 가고자 하였다. 이렇게 6형제의 가족과 노비를 포함하여 50~60여 명이 서간도로 향했다.”

 

우당 6형제가 서간도로 가기로 결정한 당시의 상황을 풀어낸 이 말은 서울역사박물관 기획전 <민국의 길, 자유의 길> 전시물의 한 내용이다. 6형제 가운데 어느 한 명도 서간도의 길에서 빠지지 않았다. 심지어 자유를 준 노비 20여 명까지 동참했다. 아까울 만도 했지만 6형제는 지금 돈으로 600억 원이나 되는 재산을 정리해 미련 없이 서간도로 떠난 것이다.



 




특히 6형제 가운데 이시영은 순종으로부터 종2품 가선대부로 품계를 올리는 칙서를 받았지만 서간도로 출발하려는 결심을 흔들지 못한다. 재산이건 벼슬이건 독립운동의 길에 걸림돌이 되는 건 과감히 던져버린 그들이었다. “제국주의 세력에 맞서겠다는 결심이 어떻게 가능했을까? 이미 모든 것을 잃었고,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다는 판단이었다. 오히려 그렇게 모든 것을 버림으로써 이들은 독립운동사에 지지 않는 별이 되었다.” 그렇다 전시장을 돌면서 내내 머릿속을 맴도는 것은 모든 것을 버림으로써 6형제는 별이 되었다는 얘기였다.

 

서울역사박물관(관장 송인호)은 우당 6형제의 독립운동 <민국의 길, 자유의 길> 기획전을 지난 83(목부터) 1층 기획전시실에서 열고 있다. 오는 1015()까지 일반인에게 전시한다. 이번 전시는 광복 72주년을 맞아 서울의 독립운동가인 우당 이회영 6형제의 독립운동을 조명하는 전시이다. 구시대의 끝자락에서 나라의 쇄신에 노력했고, 나라가 식민지로 전락하자 나라로부터 받은 모든 것을 바쳐 그 회복에 헌신하다 마침내 목숨까지 바친 6형제의 모습을 통해 우리 시대에 애국의 길이 무엇인지 묻고 있다.


6형제는 임진왜란 당시의 명재상인 백사 이항복의 10대손으로 명례방 저동(현 명동성당 앞 YWCA 자리)에 살았다. 이들은 시대가 요구하는 역할을 고민하다 한일강제병합 이후 전 가족이 재산을 팔아 서간도로 가 신흥무관학교를 건설하여 무장독립운동의 씨앗을 뿌렸다.



 




먼저 간 동지들과 함께 자치조직인 경학사를 조직하고 독립군 양성을 위한 신흥강습소를 설립했다. 신흥강습소는 이후 신흥무관학교가 되었으며 1911년부터 1920년까지 약 3,500명의 졸업생을 배출하였다. 이들은 봉오동청산리전투 등에서 활약하였고, 1940년대 초 광복군의 중추도 이 학교 출신이었다.


전시의 중심은 31만세운동 이후 대한민국임시정부 조직에 참여하고, 새롭게 등장한 아나키즘 사상을 통하여 자유를 위한 길을 찾기 위해 노력한 이회영과 이시영을 집중 조명한다. 그들은 600억 이란 돈을 독립운동에 던져버린 뒤의 망명가로서의 삶은 그리 쉽지만은 않았다. () 그림을 팔아 독립운동자금을 마련하고, 부인은 고국으로 돌아가 삯바느질 등으로 생활비를 마련해 남편에게 부쳤다. 이런 과정들을 전시물들은 여실히 보여준다.


이후 이회영의 죽음, 광복 이전까지 임시정부 재무총장을 지낸 이시영의 활동과 광복 이후 홀로 돌아온 조국에서 부통령으로서 6형제가 함께 꿈꾸던 자유의 나라를 건설하기 위한 노력과 절망도 조명한다. 그런 과정에서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이후 법무총장과 재무총장을 거친 이시영은 광복된 조국에서 부통령이 되지만 국민에게 고하는 글을 발표하고 부통령직을 사퇴하는 아픔을 맛본다.




 




전시장을 꼼꼼히 둘러본 사람으로선 가슴 벅차기도 가슴이 미어지기도 하는 감정의 기복을 맛볼 수밖에 없다. 과연 우리는 자신의 전 재산과 목숨을 던져가면서 나라를 위해 헌신할 수 있을 것인가?

 

우리는 오늘 72주년 광복절을 맞았다. 우당 6형제가 당시 맞닥뜨렸던 비참한 조국의 현실을 이젠 먼 과거의 일로만 돌릴 것인가?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열리는 우당 6형제의 독립운동 <민국의 길, 자유의 길> 기획전을 관람하면서 뜻깊은 광복 72주년을 맞을 일이다.

전시 관람료는 무료이며, 관람 시간은 평일 아침 9시부터 밤 8, 공휴일은 아침 9시부터 저녁 7시까지이다. 공휴일을 뺀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다. 자세한 정보는 서울역사박물관 누리집(www.museum.seoul.kr)을 통해 확인하면 된다. (문의 02-724-02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