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최우성 기자]  말목장터는 전북 정읍 이평면에 있는 옛 장터로, 인근 지역에서 사람들이 모여드는 길목에 선 시골장터였다. 이곳은 배들평야에서 생산된 농산물과 부안 줄포에서 잡아온 수산물이 함께 모여드는 곳으로 장날이면 사람들로 북적였다.

동학민중 봉기가 일어나기 전인 1893년 11월 초순 전봉준을 비롯한 동학농민 지도자들은 죽산 송두호의 집에 모여 그동안 탐학군수로 고부군민들의 원성이 자자했던 조병갑을 단죄하기 위한 논의를 하였다. 그러나 그가 익산군수로 발령을 받게 되자 다시 일상생활로 돌아갔다. 그런데 익산군수로 발령받았던 조병갑은 자신의 탐욕을 채우고 재산을 불리기에 고부보다 더 좋은 곳이 없다고 생각하고, 뇌물을 대어 부임 받은 익산군수로 가지도 않고 버티더니, 또 다시 고부군수로 재신임을 받게 되었던 것이다.

그가 재부임하게 되었다는 소식은 고부농민들에게 삽시간에 퍼졌다. 그러자 전봉준을 위시한 동학농민 지도자들은 사람을 통해 연락을 하여 1월 10일 밤 이곳 말목장터에 천 여 명의 농민들이 모여 들었다. 모여든 군중들 앞에선 전봉준은 조병갑의 죄상을 낱낱히 밝혔다. 만석보를 쌓는다며 농민들을 강제동원하고, 무리한 세금징수로 농민의 삶을 피폐게 하였으며, 억울하게 잡아다 죄를 씌워 그 죄값으로 농민들을 수탈하는 등을 만천하에 드러낸 것이다. 

그러면서 고통받는 농민들의 현실을 알리고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당장 농민봉기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모여든 농민들은 전봉준의 연설에 적극 동조했다. 이들은 분노의 표현으로 머리에는 수건을 질끈매고 손에는 밭을 일구던 괭이와 산에서 꺾어온 죽창을 들고 있었다. 이들은 다음날 1월 11일 새벽 조병감을 잡으러 고부관아로 몰려들자 조병갑은 밤새 농민들이 몰려온다는 소식을 듣고 줄행랑을 치고 말았다.

이렇게 동학농민군중이 처음 대규모로 모여들었던 곳이 바로 현재 정읍시 이평면사무소가 있는 이곳 말목장터다. 당시 말목장터에는 큰 감나무가 한 그루 서 있었고, 전봉준은 그 감나무 아래에서 열변을 토했다고 한다. 그러나 전봉준이 연설하였던 그 감나무는 수명이 다하여 황토현동학혁명기념관에 보존하게 되었고, 지금은 그 후손인 감나무가 자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