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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5일은 일본의 한가위 ‘오봉’

[맛있는 일본 이야기 412]

[신한국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양력이 일상생활의 기준이 되고 있는 일본에서는 명절도 양력으로 쇤다. 815일은 일본의 한가위인 오봉()으로 지난 813일부터 16일까지 일본은 고향을 찾는 이들로 전국이 교통이 마비될 정도로 북적거렸다. 고향을 찾지 않는 사람들은 오봉기간을 이용해 산과 바다로 놀러가는 바람에 붐비는 도로는 더욱 붐빈다.

 

시즈오카현의 시모다(下田)는 인구 25천 명 정도의 작은 도시다. 도쿄에서 승용차로 4시간 거리에 있는 시모다는 귀성객으로 붐비는 게 아니라 해수욕장이 있어 오봉 연휴를 이용해서 놀러오는 사람들로 붐빈다. 지난 12일부터 지인인 노리코 씨 집에 묵고 있는 글쓴이는 일본의 오봉 기간의 교통 정체를 몸으로 실감하고 있다.

 

집 근처에 해수욕장이 있는 관계로 도쿄로 향하는 길이라는 길은 모두 막혀버려 생활필수품을 파는 슈퍼까지 차로 10분 거리 정도 걸리던 도로가 1시간 씩 걸릴 정도로 정체가 심하다. 지인인 노리코 씨는 올해 62살로 89살의 어머니와 단둘이 살고 있는데 오봉이라고해서 특별히 찾아오는 사람은 없었고 오봉과 관련된 음식 같은 것도 만들어 먹지 않았다. 하지만 설날(양력 11, 오쇼가츠)에는 오세치요리(설날 음식)를 만들어 먹는다고 했다.

 

일본의 한가위인 오봉은 원래 일본력(和暦)으로 음력 715일에 조상신을 모시는 행사였다. 더러는 이를 불교행사로 인식하는 사람들도 있으나 실제로는 고신도(古神道)에서 행하던 조상공양 의식이 불교의 우란분(盂蘭盆)과 더해져서 오늘날의 오봉()으로 자리 잡게 된 것이다.


 

일본에서는 8세기 무렵부터 조상공양의 풍습이 확립되었다고 보고 있으며 오봉을 지내는 풍습은 지방마다 약간씩 다르다. 특히 불교의 우란분 행사와 섞이면서 불교 종파에 따라서 오봉의 풍습도 달리한다. 오봉이라는 말도 일본의 고전 카게로닛키(蜻蛉日記), 954에 보면 오보니(ぼに) 라는 말이 나오는 것으로 보아 오래된 풍습임을 알 수 있다.

 

오봉 풍습은 보통 13일 저녁에 무카에비()라고 해서 조상신을 맞이하는 불을 지핀다. 그리고 이틀 쯤 지난 뒤인 16일 저녁에 다시 조상신을 보내드리는 오쿠리비()불을 지펴 조상신이 원래 계신 곳으로 무사히 돌아가도록 빈다. 그러나 오늘날은 이러한 풍습도 점차 사라지고 단지 샐러리맨들에게 있어서 오봉은 연휴의 의미로 받아들이는 경향도 크다.

 

물론 이날 고향을 찾아 조상무덤에 성묘하고 가족들끼리 오순도순 만나 조상의 음덕을 기리는 사람들도 많다. 그래서 815일 전후에는 역이나 공항, 고속도로는 고향으로 가는 사람들로 대혼잡을 빚기도 한다. 한가윗날 아침에 우리처럼 차례를 지내는 일은 없지만 대신 봉오도리(盆踊)라고 해서 마을사람들과 함께 유카타를 입고 춤을 추기도 한다.


 

봉오도리는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노래나 춤은 지역마다 특색이 있다. 현재 각지에 남아있는 전통적인 봉오도리는 100여 종류 이상이 있다. 죽은 이의 넋을 공양하는 종교적 의미의 봉오도리는 현재 마츠리(축제)의 반주 음악이나 노래에 맞추어 화려한 의상으로 춤을 추는 등 오락 요소가 짙어져 관광 이벤트가 되기도 한다.

 

일본의 한가위는 양력이다 보니 추수감사의 의미도 갖지 어렵고 둥그런 보름달의 정서도 없다. 다만 조상의 무덤에 성묘하고 가족끼리 단란한 시간을 갖는다는 의미는 우리와 비슷하다. 기독교인인 노리코 씨 같은 경우는 전혀 오봉에 대한 의식은 없었으며 노리코 씨의 지인인 구미코 씨의 경우에는 집안의 불단에 오봉(한가위) 음식을 차려 올려놓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