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요지(窯址)란 도자기, 그릇, 기와들을 굽던 가마터를 말합니다. 사적 제69호로 지정된 부안 유천리 요지는 굴포만이 있는 바닷가 앞의 넓은 들판에 자리하고 있는 가마터로, 토성으로 둘러싸인 안쪽 언덕에 주로 널려 있습니다. 모두 40여 곳으로 대부분 유천리를 동서로 가로지르는 도로의 남쪽에 모여 있고 북쪽 야산 기슭에도 10여 곳이 있지요.
이곳의 그릇들은 대체로 11세기말에서 13세기 전반의 것들이며 이 가운데 가장 우수한 도자기 조각이 나오는 곳은 12호 가마터 일대입니다. 여기에서 발견되는 조각들은 최상급 고려자기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강진의 사당리 당전부락 가마터에서 발견되는 것과 거의 같은 수준이면서 백자ㆍ진사백자 종류는 훨씬 양이 많고 다양합니다.
도자기의 형태는 접시ㆍ완(밥그릇)ㆍ발(대접)ㆍ매병(꽃병)ㆍ병ㆍ탁잔(술병) 따위로 특히 높이 1m 이상의 매병은 크기ㆍ무늬ㆍ제작기술이 매우 뛰어나서 고려도자기의 새로운 면을 보여주고 있지요. 또한 ‘효문(孝文)’ㆍ‘조청(照淸)’이라는 글씨가 있어 고려 도자기 역사 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되고 있습니다. 유천리 가마터는 고려왕실과 귀족층이 사용하는 최상급 도자기를 생산한 곳으로서 매우 중요한 가마터로 평가받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