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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나들이

[화보] 정읍 남복리 미륵사를 찾아서








[우리문화신문=최우성 기자]  정읍시 고부면 남복리에 있는 작은 절 미륵사를 찾았다. 무더운 여름 120여년 전 동학농민혁명의 시발지였던 곳을 찾던 중 찾은 작은 절이다.


김제 벽골제, 부안 백산성; 말목장터, 전봉준장군 옛집, 그리고 동학농민혁명기념관이 있는 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미륵사는 그 창건연대는 확실치 않으나, 적어도 고려 이전에 창건되었던 절임에는 분명하였다. 그 이유는 미륵불의 상호가 고려시대의 모습을 많이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현존 미륵불상 외에도 옛적에는 많은 자취들이 있을 것이나, 지금은 오직 이 미륵불만이 옛날의 영화를 이야기 하고있어 아쉽기도 하였다.


조선시대에 접어들면서 전국의 대부분의 절들은 쇠락의 길을 걷게 되었고, 고부군 두승산 자락에 있는 남복리 미륵사도 또한 폐사되어 전각들은 모두 사라지고 오직 이 미륵불만이 하반신은 땅속에 묻히고 상반신만 땅에서 노출되어 있었다. 그런데 이런 상태의 미륵불이 지금처럼 다시 절의 전각 안으로 들어오게 된 때는 100여년 전 한 신도의 기도결과라고 한다.


은(殷)씨 성을 가진 한 신도는 100년 전 고부에 살았는데, 그 슬하에는 아들이 없어 늘 걱정만 하면서 살았다. 그런데 하루는 꿈속에 부처님이 나타나서 말했다. "내가 너의 산에서 비바람과 눈을 맞고 있으니, 내가 의지할 곳을 마련해주면 아들을 두게 될 것이다." 이런 꿈속의 계시를 받고, 자기 산속에 반쯤 묻혀있던 이 미륵불을 찾아 집을 짓고 기도하게된 후 은(殷)처사는 아들을 두게 되었다고 한다.


이후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거치고 난 후, 주변의 많은 신도들의 시주금을 내어 1981년 오늘의 미륵전을 건축하게 되었다. 그리고 미륵사의 본존불인 미륵불은 지방문화재(전라북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되었다.


비록 미륵사는 작은 절이었지만 지금은 깨끗하고 정갈하게 도량을 가꾸고 있었고, 기자가 찾은 날에는 주지스님이 계셔 무더운 여름날 불청객처럼 찾아온 나그네에게 직접 시원한 감로수를 맞보게 해주었다. 뿐만 아니라, 직접 부처님께 예불드리는 모습을 보여주시면서 사진찍는 것도 기꺼이 허락해주었다. 미륵사를 찾아는 동안 등줄기에 흐르는 땀을 거두고 미륵불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잠시 미륵정토에 머물다 나오며, 이 땅에 다시 미를불국토가 이루어질 날을 기원해 보았다. 그것이 바로 100여년 전 동학농민군들이 구현하고자 했던 그 세상이 아닐까 생각하며...


기자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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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성 기자

최우성 (건축사.문화재수리기술자. 한겨레건축사사무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