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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국 변호사의 세상바라기

황하문명보다 앞선 요하문명, 중국 아닌 우리의 문명

우실하 교수의 “요하문명의 발견과 동북아 상고사의 재편” 강좌를 듣고
[양승국 변호사의 세상 바라기 84]

[우리문화신문=양승국 변호사]  얼마 전 우실하 항공대 교수의 <요하문명의 발견과 동북아 상고사의 재편>이라는 강좌가 있었습니다. ‘요하문명의 발견이라는 제목에 눈이 번적 띄어 참석하였습니다. 전에 요하지역에서 황하문명보다 앞선 시대의 유물이 계속 출토되면서 중국학자들이 당황해하더니, 이를 중국문명으로 끌어들이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거든요.

 

강의를 들으니 이미 중국에서는 이를 황하문명보다 앞선 요하문명으로 받아들이고 있는데, 다만 이는 한족과는 상관이 없는 오랑캐의 - 동이족이 되겠지요 - 문명이 아니라 중화문명의 기원으로 보는 것입니다. 즉 요하문명의 건설자는 중국 한족들이 자신의 조상으로 생각하는 황제족의 문명이며, 이곳에서 일군의 사람들이 중원으로 들어와 하왕조를 정복하고 상왕조를 건설했다고 보는 것이지요.


 

그리고 동이족이나 몽고족을 포함한 동북아의 민족들이 모두 황제족에서 갈라져 나온 것이므로 이들 민족들의 역사도 다 중국사에 포함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우리의 역사도 중국사의 일부가 되는 것이고, 이게 바로 동북공정이지요. 얼마 전에 시진핑이 트럼프와 회견하면서 한국이 중국의 속국이라고 얘기한 것이 이런 시각에서 나온 것입니다. 그렇기에 북한이 붕괴하면 아마 중국은 자신의 속국이라며 북한 땅을 집어삼키려고 할 지도 모릅니다.

 

저는 예전에 북경 북쪽의 만리장성을 보러 갔을 때에 장성 박물관의 전시물에서 만리장성의 동쪽 끝이 단동에 있는 호산산성 - 고구려 박작성 - 이라고 써놓은 글과 그림을 보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산해관이 동쪽 끝이라는 저의 상식에 충격을 준 것이지요. 그런데 우교수님 말을 들으니 중국은 이젠 한 술 더 떠서, 평양 부근까지 만리장성을 더욱 확장하였다고 주장한다는군요. 우교수님은 여러 자료와 사진들을 피티(PT) 파일로 제시하면서 요하문명이 우리의 문명과 매우 가까우며, 황하문명과는 잘 연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그러면서 우교수는 통탄합니다. 이렇게 우리와 가까운 문명을 우리 국사학계에서는 별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한국 주류사학계는 요하문명이 한국 고대사와 연관이 없다고 보고 별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답니다. 지금 한국에서 이에 대해 연구를 하고 있는 학자는 재야사학자들을 제외하고는 우교수 혼자뿐이랍니다. 우교수님도 연세대 사회학과를 나와 문화사를 연구하다가 요하문명에 관심을 두고 연구하고 있는 것인데, 주류사학계에서 보면 우교수님도 정통사학자가 아니니 요하문명에 관심을 가지자는 우교수님의 요청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모양입니다.

 

우교수님이 이를 말씀하실 때 강당 이곳저곳에서는 한숨 소리가 나오더군요. 상식적으로 보더라도 고조선과 고구려의 지배 영역이었던 요하지역에서 황하문명보다 앞서는 유물이 계속적으로 나오고 있다면 당연히 한국 역사학계에서는 이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를 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우교수님은 요하문명을 연구하기 위하여 요녕성 심양시 요녕대학교에서 27개월 동안(2000. 2. 1. ~ 2002. 8. 31.) 한국학과 교수로 있었고, 또 내몽고 적봉시 적봉대학 홍산문화연구원 방문교수(2014. 9. 1. 2015. 8. 31.)로도 가서 계속 연구를 하였습니다. 그런데 우교수님이 적봉에서 열리는 제7,9,10회 홍산문화 고봉논단에서, 또 대련에서 열린 홍산문화 발견 80주년 기념학술대회에서 논문을 발표할 때 한국 연구자는 한 사람도 볼 수 없었다네요.

 

그것 참... 한국이 이렇게 우교수님 혼자 외로이 분투하고 있을 동안 중국은 동북공정에서 중화문명탐원공정, 국사(중국사) 수정공정, 중화문명 전파공정으로 차근차근 조직적으로 역사를 왜곡해 나가고 있습니다. 2016년 준비작업을 거쳐 2020년까지 하기로 한 중화문명 전파공정에서는 이렇게 왜곡한 중화문명을 100권의 시리즈 총서로, 30-50부의 만화영화로, 중화문명 특집방송으로 세계로 전파하려 하고 있다고 합니다. ~~~ 저도 신음소리를 내지 않을래야 않을 수 없습니다.

 

우교수님에 따르면 요하에서는 기원 전 7,000년경에 700명에서 900명이 거주할 수 있는 주거지가 발굴되었답니다. 이미 이때부터 정착생활을 했다는 것이고, 정착생활을 하였다는 것은 곧 이 지역에서 농업이 발달하였다는 것입니다. 이미 이곳에서 세계 최초로 기장, 조를 재배하였다고 하여 2012. 9.에 유네스코 세계농업유산으로 등재까지 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20048월 무렵에는 사람의 인골(또는 턱뼈 부분)이 나왔는데, 이 인골에서 마취를 하고 이를 수술 치료한 흔적이 발견되었답니다. 그런데 연대 측정을 해보니 기원전 6,000년에서 5,700년으로 나왔다고 하지요. 그래서 연구자는 믿을 수가 없어 몇 번이고 측정을 다시 하였고, 이를 세계 여러 연구기관에 보내어 측정하게 하였는데, 결과는 위와 같은 측정 결과가 나와 2008년에 정식으로 세계 최초의 마취를 통한 이 수술치료로 발표하였답니다.

 

그런데 예리한 사람은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을 제기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세계 4대 문명이라는 것이 모두 큰 강의 유역에서 발달하였는데, 요하는 그런 정도는 아니라는 의문 말입니다. 우교수님도 이런 의문이 들었던지, 이에 대한 연구도 하였습니다. 요즘 태풍 경로는 필리핀 부근 해상에서 발달하여 대만과 중국 동남부를 거쳐 동지나해로 빠져나온 다음 - 물론 대륙을 거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 제주나 한반도 남부를 거쳐 일본으로 가지 않습니까?

 

그런데 요하문명이 꽃 피던 시기에는 태풍의 경로가 북상하여 요하지역을 거쳐 갔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당시 해수면은 지금보다 높았고, 강바닥도 높아져 요하의 물도 풍부하였으며, 기온도 높아 요하지역이 지금의 한반도 중부지역에 해당하는 온화한 기온과 습도를 지니고 있었다는 것이 밝혀졌답니다. 그러니 문명이 발달한 입지적 요건을 갖추고 있었다는 것이지요.



지금 요하문명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요? 우리가 우리 바로 이웃에 있는 바로 우리 선조의 문명일지도 모르는 요하문명에 대해 이렇게 무관심하고 있는 동안 지금도 중국은 한걸음, 한걸음씩 역사를 자기들 이익에 맞게 고쳐나가고 있습니다. 우교수님의 강좌 제목이 <요하문명의 발견과 동북아 상고사의 재편>인데, 요하문명이 중국사의 일부인 것으로 동북아 상고사가 재편되고 있는 것입니다.

 

여러분 어떻습니까? 저는 그저 우교수님의 피를 토하는 강좌를 전하고자 붓을 들은 것인데, 과연 얼마나 우교수님의 뜻이 전달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우교수님이 동북공정 너머 요하문명론고조선의 강역과 요하문명이란 책을 쓰셨던데, 저도 이 책을 구입하여 우교수님의 연구 성과를 좀 더 접해보아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