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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헌을 처단하소서

소설 "이순신의 반역2" 대의의 장 3회

[우리문화신문=유광남 작가]  김충선으로서는 약간의 혼란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일부러 곤장을 선택하셨단 말입니까?”

피하실 수 있었을 것입니다. 서애대감이시라면 충분히. 하지만 그리 하지 않으신 내면의 이유를 말씀 올린 겁니다.”

김충선은 시선을 이순신에게 돌렸다.

소생은 서애대감을 방문하여 이번 사단(事端)의 진상을 파악하고 명나라 사신에게 조치를 하고자 하옵니다.”

단지 경고이더냐?”

사살할 것입니다.”

이순신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어졌다.


그 자를 나 역시 잡아다가 처형하고 싶은 마음 간절하다. 하지만 그래도 명나라 사신이 아니냐? 아직은 명나라와 대립이 어렵다.”

그래서 참고 기다리라는 말씀을 하시는 겁니까?”

아직은.”

이순신의 결론에 대해서 김충선과 항왜들은 맥이 풀리는 표정들을 지었다. 그러나 정도령은 다른 견해를 이야기 했다.



참는 것만이 능사가 아닙니다. 사헌을 처단하소서.”

정도령에게서 이런 강력한 요구가 나올 줄은 아무도 몰랐기에 전원의 시선이 모아졌다. 정도령은 소용돌이치는 정국에 대해서 요점을 짚었다.


사헌을 죽이면 명나라는 흥분할 것입니다. 가장 곤란해지는 것은 조선입니다. 일본은 영향이 없지는 않지만 별로입니다. 선조는 명나라에 사신을 급히 파견할 수밖에는 다른 방도가 없습니다. 해명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때 누가 사신으로 떠나겠습니까? 소생이 갈 것입니다. 명나라 황제와 담판을 짓고 돌아오겠습니다. 천하를 두고!”

원균이 실소를 던졌다.

왕이 실성을 하지 않고서야 어찌 정도령을 사신으로 보낸단 말이요?”

누구를 보내든 가는 것은 소생이 될 것입니다.”

?”


정도령이 웃으면서 말했다.

그 이유까지 말해달라고 하시면 소생은 화를 낼 것입니다.”

원균은 쉽게 연상이 되지 않는 모양이었다. 고개를 갸웃 거리는 그에게 정도령이 목청을 가다듬었다.


자아, 여기서 이러실 게 아니라 어서 부산 공략에 나서야 합니다. 진린제독으로 부터 충분한 화약과 병장기를 공급 받기로 했으니까요.”

원균의 안색이 활짝 펴졌다.

우리 함대를 이용해서 부산의 적진을 까부수게 된 겁니까. 어떻게 화약과 병기를 그리 쉽게 얻어 오셨소이까?”

대신 부산에서 벌어질 전투에서 노획된 왜적들의 수급은 진린제독이 차지하게 될 것입니다.”

진린에게 공적을 쌓게 해주는 대신에 화약과 병기라는 실리를 정도령이 얻어낸 것이다. 명나라 진린이나 조선의 이순신에게 서로 이익을 안겨주는 훌륭한 장사였던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