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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분은 당상관 정헌대부이시다

소설" 이순신이 꿈꾸는 나라2" 대의의 장 6회

[우리문화신문=유광남 작가]


어디서 오셨소?”

병사들이 길을 가로 막았다.

명나라 사신 사헌을 만나러 왔소이다.”

약조가 있었소?”

없었소.”

병사는 냉담하게 외면했다.

그럼 돌아가시오. 사자께서는 선약이 없으면 절대 접견을 허락하지 않소이다.”


서아지의 성질이 발동됐다.

이 분이 누구신지 아느냐? 당상관 정헌대부이시다. 당장 사헌인지 사정인지 나오라고 하여라. 어서!”

병사는 주춤거리면서 경계를 풀지 않았다.

그럴 수는 없소.”

네놈이 맛을 봐야만 길을 열 것 같구나.”

서아지가 팔소매를 걷어 올리면서 소란을 피우자 안으로부터 여러 명의 병사들이 몰려 나왔다. 그들은 험상궂은 얼굴로 김충선과 서아지를 노려봤다.

여기가 어디라고 와서 행패를 부리는 것이냐?”

별장(別將)으로 보이는 오십 대의 거한이 거들먹거렸다. 이때의 김충선은 아주 예의가 바르게 행동했다.

소생은 김충선이라 합니다. 멀리서 사신을 뵙고자 방문 했으니 허락해 주시면 감사 하겠습니다.”

우리가 마음대로 접견을 허락하는 것이 아니요. 우린 상전의 지시에 따라 처리할 뿐입니다. 불가하오.”



이런 씨팔 새끼들이 있나? 우리 영상은 지키지도 못하는 새끼들이 남의 나라 사신을 그리 감싸서 뭐하려고!”

서아지가 욕설을 퍼붓자 병사들이 우르르 달려들었다.

이놈이 죽고 싶어서 환장을 하고 있구나.”

네 이놈, 당장 요절을 내리라.”

김충선은 얼른 그들을 가로막았다. 그리고 서아지를 크게 꾸짖었다.

자네는 그 성질 때문에 문제야. 어서 먼저 가게! 당장 꺼지라고!”

김충선은 역정을 내면서 서아지를 자리에서 떠나도록 했다. 서아지는 주절거리면서 사라졌다. 그가 문간에서 보이지 않게 되자 김충선은 품안에서 엽전 꾸러미를 꺼내어 별장에게 건넸다.

모두 수고 하시는데 약소 하지만 교대 시간을 이용해서 시원한 탁주라도 하시지요.”

별장은 병사들이 보는 앞이라 헛기침을 했다.

이게 무슨 짓인가? 뇌물을 사용하는 것은 국법으로 금하고 있거늘.”

김충선은 별장의 소매 안으로 밀어 넣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