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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나들이

임실 옥정호의 붕어찜과 꽃무릇 그리고 붕어섬

[우리문화신문= 전수희 기자] 옥정호 붕어섬은 고요했다. 굽이굽이 물길 사이에 덩그마니 붕어처럼 떠 있는 섬. 그러나 원래부터 붕어섬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이곳 옥정호(玉井湖)는 전북 임실군 운암면 운종리에 자리한 인공호수다. 호수라고 해서 경관을 보기위해 만든 요즈음의 호수와는 다르다.

 

옥정호는 196512월 우리나라 최초의 다목적 댐인 섬진강댐이 임실군 강진면 용수리와 정읍시 산내면 종성리 사이의 섬진강 좁은 협곡에 생기면서 생긴 저수지다. 옥정호의 등장으로 최대 발전량 34,800의 전기 생산은 물론이고 하류 지역의 만성적인 홍수와 가뭄, 농업용수 공급이 가능해졌다.

    

 


그러나 옥정호의 담수로 주변 마을이 수몰당하는 아픔도 고스란히 남아있다. 대대로 조상들의 삶의 터전을 이어받고 살아오던 주민들은 저마다 뿔뿔이 흩어졌다. 국사봉에서 바라다보는 옥정호의 붕어섬은 그래서 더욱 안쓰럽다. 붕어모양으로 남은 곳은 마을 뒷산의 높은 산봉우리 부분이다. 우연히 붕어모양이라고는 하지만 물 밑에는 송두리째 흔적도 없이 사라진 마을이 전설이 되어 수장되어 있다. 벌써 52년 전 일이다.

     



붕어섬이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국사봉에서 만난 운암면 지천리가 고향이라는 사진작가 최우성(61) 씨는 초등학교 2학년 때 마을에서 쫓기듯 나왔습니다. 어른들은 수몰되는 마을을 떠나기 위해 짐 보따리를 꾸려 뗏목으로 날랐지요. 저는 어려서 아무것도 모르고 뗏못 위에서 놀다가 물에 빠지기도 했던 기억이 납니다.”

 

어제 15()은 평일인데도 붕어섬을 보기 위해 국사봉을 오르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 국사봉까지는 임실군에서 나무 계단을 놓아 오르기 편했다. 아울러 옥정호 주변에는 꽃무릇을 심어 드라이브 길로 꽤 인상 깊었다.

    

 


현재 옥정호에는 붕어ㆍ잉어ㆍ가물치ㆍ쏘가리ㆍ메기ㆍ뱀장어ㆍ자라ㆍ눈치ㆍ꺽조기ㆍ피라미ㆍ납조기ㆍ배불러기ㆍ초어ㆍ떡붕어ㆍ월남붕어ㆍ날치ㆍ빙어 등 다양한 담수 어족이 풍부하여 주변에는 붕어찜 등을 맛볼 수 있는 식당들이 여러 곳 있다. 붕어섬을 구경하고 난 뒤 근처의 옥정가든에서 옥정호를 내려다보며 먹은 붕어찜 맛을 일품이었다.


 

옥정호에서 피어나는 물안개와 붕어섬의 절묘한 조화가 널리 알려진 이곳은 사진작가들이 즐겨 찾는 명소라고 한다. 옥정호에서 불어오는 선선한 가을바람 한 자락이 지친 몸과 마음을 깨끗이 씻어주는 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