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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하늘, 어느 분의 손길이 스쳐갔을까?

[석화시 감상과 해설 18]

[우리문화신문=석화 시인] 


 


가을하늘,

어느 분의 손길이 스쳐갔을까?


      

               어느 분의 손길이 스쳐갔기에

               저처럼 말쑥하게 닦여졌을까

               한 점 티도 없는 옥색 하늘

 

               가진 것 모두다

               비어내고서

               푸르청청 높게도 열린 가을 하늘

 

               어느 분의 손길이 스쳐갔을까







해설

 

시인 석화는 생명 시학에 대한 진지한 추구로부터 인간을 자연속의 생명체로 관찰하였다. 하기에 그는 자연의 모든 생명에서 인간생명의 연속과 참뜻을 확인하였는바 푸르른 하늘과 출렁이는 바다와 강물, 무성한 숲과 한그루의 꽃과 나무, 해와 달과 별과 산과 돌, 나는 새와 바람과 구름 등등 모든 자연의 물상들을 인간과 함께 살아 숨 쉬는 존재로 보았고 그 속에서 인간생명의 의의를 확인하였다.

 

가을”, “하늘은 시인에 의하여 창조된 무욕의 이미지로 되어있다. 가을하늘등에서는 버림의 영원성과 아름다움, “버리지 못함의 자책과 부끄러움이 표현되어있다.

 

가을 하늘은 무르익은 만물로 하여 가장 큰 영예의 소유자로 되어야 할 것이 아닌가. 그러나 가진 것 모두다 비어내고있다. 그것은 그대로 무욕의 세계요, 버림의 세계이다. 그러므로 하여 영원한 아름다움이 있기도 하다. 무욕의 세계인 가을하늘을 두고 어느 분의 손길이 스쳐갔을까라고 하는 화자시인의 사색적 물음은 그대로 인간무욕에 경도된 정신적 이미지로서 긴 여운을 남겨주기도 한다.

 

가을하늘을 상징적 이미지로 택한 것은 얻어야 하는 가을계절에 하늘처럼 말끔히 버리는삶의 미학을 보여주기 위한 의도적인 선택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