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정석현 기자] 국립극장(극장장 안호상)은 한가위 연휴를 맞아 오는 10월 3일부터 8일까지 해오름극장에 NT Live 스크린을 내건다. 상영작은 ‘프랑켄슈타인’과 ‘워 호스’, 그리고 신작 ‘헤다 가블러’까지 모두 세 편이다.
NT Live(National Theatre Live)는 영국 국립극장이 화제의 연극 작품을 촬영해 전 세계 공연장과 영화관에 생중계 또는 앙코르 상영하는 프로그램이다. 국립극장은 2014년 3월 ‘워 호스’를 시작으로 국내 최초로 NT Live를 도입했으며, 지금까지 모두 8편(‘워 호스’ ‘코리올라누스’ ‘리어왕’ ‘프랑켄슈타인’ ‘다리에서 바라본 풍경’ ‘햄릿’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제인 에어’)을 소개했다.
NT Live는 공연이 가진 시공간적 제약을 뛰어 넘는 혁신적 시도로 평가받고 있다. 더불어 1만 5천 원(S석)에서 2만 원(R석)의 합리적 가격으로 영국 국립극장의 화제작을 한글 자막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것이 강점이다.
국립극장은 명절 연휴 기간 NT Live 최대 흥행작인 ‘프랑켄슈타인’과 ‘워 호스’를 각 3회, 이보 판 호버 연출의 신작 ‘헤다 가블러’를 2회 편성했다. 10월 4일 한가위 당일에는 이들 세 편을 연속 상영할 계획이다. 한가위 당일 연속 상영작을 묶은 NT Live S.O.S(Selection Of Sensational) 패키지는 200세트 한정으로 50퍼센트 에누리해서 팔고 있다.
먼저, NT Live 최고 흥행작 ‘프랑켄슈타인’은 2015년 국립극장 상영 당시 객석점유율 100퍼센트를 기록했으며, 초연 당시 전 세계적으로 돌풍을 일으킨 작품이다. 영국 BBC 드라마 ‘셜록’ 시리즈로 국내 팬들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베니딕트 컴버배치와 미국 드라마 ‘엘리멘트리’의 조니 리 밀러가 빅터 프랑켄슈타인 박사와 그가 만든 피조물을 번갈아 맡아 캐스팅별로 골라 보는 재미가 있다.
두 배우의 완벽한 연기력에 영화ㆍ연극계에서 주목받는 대니 보일의 독보적인 연출력이 더해진 ‘프랑켄슈타인’은 연극 역사상 가장 완벽한 ‘프랑켄슈타인’이라는 호평을 받으며 관객과 평단을 매료시켰다. 이 작품으로 베니딕트 컴버배치와 조니 리 밀러는 로런스 올리비에상 최우수 연기상과 이브닝 스탠더드 시어터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이어 국내 첫 NT Live 상영작 ‘워 호스’가 돌아온다. 2015년 재상영 이후 2년 만으로, 재관람을 기다린 관객들에게 단비 같은 소식이다. 2014년 첫 상영 당시 조기 매진돼 1회 차를 추가 오픈할 정도로 NT Live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여실히 드러난 작품이다. 2007년 초연 이래 현재까지 11개국, 7백만 명 넘는 관객을 동원했다. 제1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군마로 차출된 조이와 소년 앨버트의 우정을 다룬 ‘워 호스’의 특징은 무대에 등장하는 말 모형이다.
실제 사람이 움직이게 하는 이 인형은 동물의 미세한 움직임까지 표현해 마치 말이 실제로 움직이는 듯한 착각을 들게 한다. NT Live ‘워 호스’는 다양한 각도로 설치된 카메라를 통해 말의 움직임을 실제 객석에서 보는 공연보다 더욱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이 작품은 2008년 영국 올리비에상 2개 부문(무대디자인ㆍ안무)을 수상하고, 2011년 미국 토니상 연출ㆍ극작ㆍ무대미술ㆍ조명디자인ㆍ음향디자인 5개 부문을 석권하며 작품성과 흥행성을 입증한 바 있다.
신작 ‘헤다 가블러’는 전 세계 연극계를 뜨겁게 달구는 대세 연출가 이보 판 호버의 작품이다. 이보 판 호버는 NT Live ‘다리에서 바라본 풍경’과 LG아트센터에 내한한 ‘오프닝 나이트’ ‘파운틴헤드’를 통해 반드시 지켜봐야 할 우리 시대의 연출가로 국내 관객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 바 있다. 그리스비극에서부터 셰익스피어·아서 밀러와 같은 고전을 바탕으로 한 작품을 많이 선보여 왔는데, 특히 원작의 배경을 설명하기 위한 무대 장치와 소품 등을 과감히 생략하는 도전적인 연출이 특징이다.
이번에 NT Live로 만나는 그의 작품은 헨리크 입센의 ‘헤다 가블러’. 2016년 영국 국립극장에서 초연했으며, 연출은 물론 헤다 가블러 역을 맡은 루스 윌슨의 연기에 호평이 쏟아졌다. 연출가는 이 작품에 대해 “‘헤다 가블러’는 19세기 중산층 사회에 관한 연극도 아니고, 남성과 여성 사이의 갈등에 관한 연극도 아니다. 오히려 삶의 의미를 찾고, 동정을 구하지 않고, 진실을 추구하고 있는 실존주의 연극”이라고 말했다. 어느 때보다 풍성한 NT Live 상영작을 해오름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