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까닭에 당시 그렸던 많은 작품들은 현재 우리나라보다는 유럽 박물관들이 많이 소장하고 있습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독일 함부르크박물관에 100여 점, 비엔나 민속박물관에 119 점, 영국 대영박물관에 150 점, 프랑스 국립기메동양박물관에 166 점, 미국 스미스소니언박물관에 98 점 등이 있다고 하지요. 따라서 김준근을 한류의 원조라고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남아 있는 작품으로는 숭실대학교 부설 한국기독교박물관에 전시된 100 점이 있다고 합니다.
그런 그의 작품활동에 견주면 제대로 조명을 받지 못한 화가임에는 분명한데 그것은 그의 그림들이 감상용이기 보다는 우리 겨레의 풍속 곧 놀이ㆍ공예ㆍ형벌ㆍ신앙ㆍ의식주 따위 삶 전반에 걸친 그림들이었기 때문은 아닌지 모릅니다. 그림 가운데는 곤장 치는 모습, 동냥하는 모습, 골패치는 모습, 상투를 틀어쥐고 있는 모습들이 있는데 이걸 감상용으로 두고 볼 사람은 없을 테니까요. 그럼에도 뒤늦게나마 조명 받고 있는 것은 그의 그림이 당시의 복식과 풍습 따위를 연구하는 데 중요한 자료이기 때문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