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폐사된 이곳 굴산사터에는 높이 5.4m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굴산사터당간지주(보물 제86호), 범일국사의 것으로 추정되는 굴산사터승탑(보물 제85호), 강릉굴산사터석불좌상(강원도문화재자료 제38호) 따위가 남아 있습니다. 이 사적은 현재 주변이 농경지로 변하여 그 규모가 얼마나 되는지 알 수 없었으나, 2002년 발굴조사를 한 결과, 사역의 크기는 동서 140m, 남북 250m의 크기로 확인되었지요. 또한 이때 법당터ㆍ승방터ㆍ회랑터ㆍ탑터 따위도 확인되었습니다.
마을 우물 북쪽의 소나무 숲에는 석천(石泉, 바위틈에서 나오는 샘물)과 함께 범일의 전설이 서린 ‘학바위’가 있습니다. 이 마을 처녀가 석천에서 해가 떠 있는 물을 마시고는 잉태하여 아기를 낳고 학바위에 버렸지만, 학들이 날개로 아기를 감싸고 보호하는 것을 보고 집으로 데려와 길렀는데, 그 아기가 바로 범일이라는 이야기입니다. 범일은 강릉 지역 민간신앙의 대상이 되었고, 강릉단오제 때 대관령국사성황당신(大關嶺國師城隍堂神)으로 우러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9산선문의 중심절이었던 굴산사터는 역사상ㆍ학술상으로 귀중한 유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