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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에서 벗어나 세상보기

[정운복의 아침시평 19]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열자 설부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옛날 제나라 사람 가운데 돈을 탐내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이른 새벽에 평상시와 같이 옷을 잘 차려입고 시장에 왔습니다.

그는 갑자기 어느 금은방에 들어가 금을 훔쳐 도망을 쳤습니다.

관리가 그를 쫓아가 잡고는 물었습니다.

 

대낮이라 사람도 많은데, 어떻게 금을 훔칠 생각을 했는가?”

그 사람이 대답했습니다.

내가 금을 훔칠 때에는 사람은 보이지 않고 금만 보였습니다.”


 

사람은 참으로 신기한 눈을 가졌습니다.

왜냐하면 보고 싶은 것만 보기 때문입니다.

같은 하늘, 같은 환경아래 살아가면서도 세상을 보는 눈은 천차만별입니다

 

영화를 보아도 그러합니다.

두 사람이 똑 같은 영화를 보았다고 하더라도

기억나는 장면과 감동 받은 장면은 각각 다릅니다.

그건 자신의 경험이라는 프리즘을 통해 영화를 보았기 때문입니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장점만 보이고, 싫어하는 사람은 단점만 보입니다.

 

사람의 눈은 두개인데도 편협한 시각을 갖기 쉽습니다.

문제는 한쪽 견해에 갇히면 세상의 다양성을 보지 못한다는 사실이지요.

우물 속에서 하늘을 보면 그게 세계의 전부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습니다.

 

문제는 인정하든 그렇지 않든 간에 우리 모두는 우물 안에서 세상을 보는 존재입니다.

단지 우리가 그 우물 속에 들어와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을 뿐이지요.

 

쥐를 통한 미로실험 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내려다보는 인간은 쥐의 행동이 한심하기 그지없습니다.

길이 뻔 한데 엉뚱한데서 헤매고 있는 것을 보면 화가 치밀기도 합니다.

하지만 쥐의 입장에서 보면 길을 찾으려고 최선을 다하는 중입니다.

전체적인 구조를 파악하지 못한 것뿐이지요.

 

자유란 우물을 벗어나는 것을 의미합니다.

자신을 가두지 말고 열린 생각으로 모든 일에 접근해야 합니다.

가끔은 자신을 내려놓아야 하고,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 보기도 하고

뒤집어 생각해 보기도 하고, 수용적 마음으로 살기도 해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독서를 통한 마음의 넓이를 넓혀야 하지요.